1-3. 균형으로 해답을 찾아라.
Chapter 1 : 허영희 멘토님
앞서 인생에 대해 여러 질문을 드렸었는데, 이번엔 일과 관련된 질문을 몇 가지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멘토님께 일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일은 내가 살아있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워라벨 이런 이야기 많이 하죠. 저는 워크와 라이프를 분리하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제가 뭐, 그야말로 빡세게, 죽도록 일에 몰두하는 사람이라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이건 우리가 일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가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 저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가, 내가 살아있는 순간을 느끼게 해주는 모든 것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눈 뜨고 옷 입고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하는 모든 행위가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가 진짜 돈을 벌기 위한 일이냐, 취미나 봉사활동을 위한 일이냐, 이런 게 굳이 워크와 라이프의 관점에서 나뉠 필요가 있는 걸까요?
저는 그냥 그걸 다 하나로 그냥 아우른다고 생각해요. 내가 그냥 눈 뜨고 옷 입고 집을 나서는 순간 하는 행위는 나는 전부 다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무엇이든 그 순간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 모든 게 저에게는 일이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일은 우리가 인간이게끔 하는 행위의 모든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합니다.
제가 인생 관련 질문에서 제 인생에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즐거움’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을 할 때 ‘이왕 할 거면 재미나게 하자, 즐겁게 하자, 웃으면서 하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매일 즐겁게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멘토님 말씀이 너무 공감되어요.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을 하는 회사를 추구하는 게 워라벨인게 맞는 건가 싶어요. 누군가에겐 그게 워라벨이겠지만, 저에겐 아니거든요.
저한테는 일 자체가 제 삶 그 자체여서 일이 즐거우면 사는 게 즐겁거든요. 뭔가 꼭 억지로 시간으로 구분하면서 내 삶이 워라벨이 있나 없나를 생각해야 하는 건가 싶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그럼 나에게는 워크와 라이프의 밸런스는 무엇인가, 그 밸런스를 지키기 위한 나만의 원칙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멘토님께서도 이미 그런 고민의 과정을 다 거치셨을 것 같은데, 멘토님께서 일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으실까요?
저는 밸런스, 즉 균형을 지킨다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균형에는 두 가지 균형이 있어요.
첫 번째는 일에 관련된 균형을 이야기 하고 싶은데요.
우리가 조직이나 사회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작은 것에 몰입해서 큰 걸 못 보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내가 여기 인왕산을 간다, 인왕상 저기 꼭지점으로 갈 거다’라고 생각했다면 가는 길을 알아도 한번씩 고개 들어서 이 길이 맞나 봐줘야 돼요. 아니면 그렇게 가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라서 ‘어 이 길이 아닌가비~’하고 다시 내려오게 되는데, 이것도 참 곤란한 일이란 말이지.
우리가 가려는 길을 헤매지 않고 잘 가기 위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큰 그림, 즉 우리가 이 일을 하고 있는 비전을 같이 보는 밸런스가 필요해요. 특히 리더들에게요.
우리가 늘 하는 일은 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 매몰이 되어서 큰 그림을 놓치기도 하고, 반대로 큰 그림만 보고 이야기 하느라 정작 뭔가 제대로 실행되는 건 하나도 없는 그런 경우도 있잖아요. 혼자만 가는 길이면 모르는데, 여럿이 함께 가는 길인데 ‘이 길이 아닌가비~내려가자’ 이거는 좀 아니잖아요. (웃음)
리더들은 그래서 늘 효과성과 효율성 이 두 가지를 생각하면서 움직여야 해요. 이 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내느냐, 시간 대비, 인건비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내느냐 이런 것들을 늘 고민해야 해요.
두 번째는 인간관계의 균형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지금의 시대는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고 해도 혼자 해서 잘되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옛날과 시대가 달라서 내가 윗사람이라면서 누굴 막 시키고 나한테 맞추게 하고 그런 식으로 일이 되는 시대가 아니에요.
누군가와 협업을 한다면 나도, 상대도 서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내가 리딩을 할 수도 있고 팔로우를 할 수도 있고, 이게 우리가 하는 일의 상황에 맞춰서 가야 하는 거지, 저는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어떨 때는 내가 앞서가고 어떨 때는 뒤에서 받쳐주고 어떨 때는 내가 뒤로 따라가기도 하면서 함께 가는 사람과의 방향을 맞춰가기 위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해요.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인간관계를 잘해야 한다는 게 결국 이런 맥락의 이야기에요. 그냥 친분을 만들라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멘토님 말씀을 듣다 보니, 흔한 말로 역시 짬밥은 무시할 수 없구나 싶었어요. (웃음) 정말 수십년간 수많은 도전에 놓이셨겠구나 싶었어요.
저도 20여년 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난관이 있었는데, 멘토님은 저보다 더 오래 일해오셨잖아요. 현재도 일을 하고 계시구요.
멘토님께서는 일을 하시면서 난관에 부딪힌 적은 없으신가요?
저는 딱히 난관이라고 느낀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건 제가 이런 걸 잘 못 느끼는 타입인 것 같은데, 일은 그냥 일이고 하나의 행위라는 그런 분리가 잘 되었거든요.
보통 우리가 난관이라고 하는 것들이 문제 상황이 심각해진 것들이죠. 그런데 일에 있어서 이런 문제 상황들이 오는 건 자기가 잘못한 경우가 많아요. 내가 잘못 판단했거나 내가 뭘 잘못 선택했거나, 대부분의 난관이 그런 거죠. 그렇기에 저는 사실 난관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문제 상황이 생긴 거고 그건 내가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아주 간혹, 사회적으로, 뭔가 구조적으로, 내가 아무리 해도 안되는 그런 사회적 문제들도 있어요. IMF 때나 이번 팬데믹 같은 것들이 그런 거죠. 저는 사실 IMF를 겪어 봤잖아요. 그때를 생각해보면 정말 힘든 문제들이 많았지만 난관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런 문제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일단 ‘받아들이는 것’부터 필요해요. 그 다음은 ‘정답은 없다, 해답을 찾는 거다’ 이 생각을 하는 게 필요하구요. 정답이 있을 수가 없는 게,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닐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찌 할 수 없었던 문제 상황에서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고 내가 뭘 잘못한 걸까 하는 생각 보다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A, B , C가 있는데 어떤 방법을 써볼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까 이런 고민들과 액션을 하면서 빨리 떨쳐내야 해요.
아 이런 일이 생겼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해서도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자 그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고민하면서 앞서 이야기 했던 균형, 이 균형을 맞춰나가면서 해답을 찾는 거에요.
우선 받아들이고 빨리 떨쳐내야 해요. 그 다음에 솔루션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거죠. 저는 그렇게 난관이랄까, 그런 여러 문제 상황을 헤쳐나갔던 것 같아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