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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Feb 14. 2023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말에 관하여

2023.02.14 32번째 일기

To. 찌니님

저는 예전부터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회생활 초년생 때의 저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때는 외모적으로도 정말 학생 같아 보였었죠. 37살이 된 지금은 당연히 외모적으로는 이제 그 정도로 어려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나이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긴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외모를 배제하고 봤을 때, 저의 이미지, 말하는 모습 등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일을 할 때는 이런 점을 저의 일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커버가 가능하다고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 이상으로 뛰어넘어야 하는 상태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와 외부 미팅을 한다던지,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로 가는 경우의 이슈에요.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경우도 그럴 거에요.


저는 첫 이미지 자체를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가져가는데 상당히 취약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발표를 하는 자리라면 시간을 들여 좀 더 준비를 해보기도 하는데, 사실 약간 PPT에 기대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아무 자료도 없는 상태에서 제 머릿속의 생각을 프로페셔널하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하고 있어요.

스스로 관찰했을 때, 수줍음이 많고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모습도 한몫 할 것 같습니다. 이러면서 또 새로운 사람은 만나고 싶어하는 제 모습도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이 상황에 따라서는 스스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LTL 모임에 함께 참여하시는 동기 분께서는 내향적인 리더에 대해 고민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제 모습에 장점이 너무 많다면서 용기를 주셨어요. 현재 계신 회사의 리더도 I의 성향을 가지고 있고 정말 과묵하신 편인데, 그만큼 한마디에 무게가 있다고요.

전 사실, 그런 무게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스킬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저도 앞으로 크고 작은 노력을 해야겠지요! 살면서 제가 리더를 맡는 것과 동급으로 피하고 싶어 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찌니님, 저도 노력하면 더 나아질 수 있겠죠?




To. 낮잠님

동안인 거 자랑인 건가요, 이거? (웃음) 저는 오히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이보다 어려 보이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는 거니까요. 

저는 낮잠님의 동안 외모가 굉장히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방심하게 할 수 있거든요. 방심하고 이것저것 드러냈다가 진짜 낮잠님의 역량, 경험, 사고, 능력 등에 뒷통수 거~하게 맞아주는 거죠. (웃음)


첫 인상이 프로페셔널한 것 보다 마지막 인상이 프로페셔널한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결국 사람의 기억에 남는 건 첫 인상이 아니라 끝 인상이거든요.

프로페셔널한 사람으로 기억되려면 자기 확신을 가지고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잘 해내는 신뢰도 뿜뿜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게 필요할 거구요. 그리고 스타일을 조금 더 심플하고 포멀한 타입으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구요. 평소에는 본인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다니다가 외부 미팅이 있거나 중대한 발표 자리에서만 그렇게 각을 잡는 것도 방법이에요.


뭐 근데 저는 위에도 말했듯이, 첫 인상에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것도 장점일 수 있지만, 첫 인상에 상대를 방심 시키는 것도 이에 지지 않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낮잠님이 자기가 할 일을 프로페셔널하게 해내서 첫 인상과 반전되는 모습을 상대에게 남기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낮잠님이 노력해야 하는 건 지금의 동안 및 첫 인상을 고치기 위한 것보다 그 첫 인상을 180도 바꿔 버리는 멋진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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