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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Feb 15. 2023

오늘은 하소연입니다. 전 리더가 어려워요.

2023.02.15 33번째 일기

To. 찌니님

찌니님이 저와 대화를 하다가 말씀해주신 내용이 있었어요. 저는 남을 칭찬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을 말하는게 더욱 어려울거라구요. 맞아요. 저는 요즘은 특히 칭찬과 고마움의 표시를 조금 더 잘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남의 장점을 꽤 잘 발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다만 찌니님 말대로 저는 못하는 것, 개선점 등을 말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못하는 것, 개선해야 할 것 자체가 생각이 그닥 잘 나지도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도 심리적인 이슈인가 생각도 해봤어요. 꼭 개선해야만 하는 것을 말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좋은 커리어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게 좋은 리더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고민이 저를 가장 두렵게 만들어요.


앞으로 전 직군이 더욱 다양한 인원들을 커버하게 될 거에요. 제가 그동안 해온 PM이 아닌 케이스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다가 실무 액션을 해야 할 일도 많고 리더로써 기본으로 해야 할일은 아주 엉망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끄럽긴 한데 매일 집에 가서 눕고 싶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것이 잘못된 것이란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러면 안돼! 를 연발합니다. 요즘은 시간관리도 엉망, 에너지 밸런스도 엉망입니다.


찌니님과 함께 한 교환일기를 다시 읽으면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물론 저는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소연하고 싶었어요. 저는 할 수 있겠죠?




To. 낮잠님

낮잠님은 남을 칭찬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게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제가 말한 부분에, 사실은 남이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에 대한 해답이 숨겨져 있습니다.

낮잠님 같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남에게 나쁜 소리를 못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상대의 나쁜 면보다 좋은 점에 더 집중하는 사람일 뿐이죠. 그래서 칭찬은 잘하는데 못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은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 <지적>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겁니다. 이제부터 <지적>이 아니라 <조언>인 겁니다. 

지적은 ‘당신은 이런 걸 못해, 부족해’를 말하는 거고, 조언은 ‘당신은 이것만 더 보강하면 더 잘 해낼 수 있어’를 말하는 겁니다. 이렇듯 조언은 상대에 대한 기대적 의미의 칭찬을 기본으로 합니다. 저는 이 방식이라면 낮잠님이 상당히 어려움 없이 잘 이야기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피드백의 내용을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고 발전적인 내용이 되게 하는 것이 좋은 피드백을 하는 것이고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의 역량과 기여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리더가 구성원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내용이 되어야 합니다. 

이 점만 잊지 않고 구성원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점점 피드백 스킬을 강화하면 됩니다. 날 때부터 리더가 어딨어요. 리더십에 대한 명확한 지향점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 보면 다 느는 거에요.


그리고 낮잠님, 몇 번이고 하는 잔소리지만 시간 관리와 에너지 밸런스 유지는 정말 중요합니다. 낮잠님의 하루도, 낮잠님의 에너지도 유한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가장 중요한 거에요. 일 뿐만이 아니라 낮잠님의 삶 전반에서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셔야 해요. 무조건 1순위는 낮잠님 자신이고 나머지는 그날 그날 우선순위를 바꿔가며 유연하게 매일을 살아가는 게 필요합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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