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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Feb 23. 2023

솔직히 제 외모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2023.02.23 41번째 일기

To. 찌니님

사실 이 고민은 오래 전부터 했던 것이지만, 이제 고민이라 하기도 애매하고 말로 꺼내기도 민망한 내용입니다. 제 스스로 저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사람의 매력은 외모가 100퍼센트 결정하는 것이 아닌데, 예전부터 참 저는 저의 외모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돈을 쓰고 여러가지 노력을 해보지만, 제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조금 나아진 것도 며칠 가지 않더라구요. 자기관리를 꾸준히 계속 하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스스로가 제 외모를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쌍커풀이 없는 눈, 마음에 들지 않는 코 모양, 때로는 피곤해서 안색이 종종 좋지 않음, 요즘 특히 늘어난 살(운동 중입니다..) 등등 마음에 들지 않는것 투성이지만 사실 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아요.

당분간은 다시 살을 빼고, 조금 일찍 자보기 등의 노력을 해볼 생각이긴 합니다. 물론 말랐을 때도 그닥 제 모습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요즘 살찐 제 모습은 더 좋지 않더라구요. 누군가 날 너무 못생겨서 싫어하지 않을까 이런 이상한 생각을 아주 가끔 하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참 부끄러운 얘기에요. 저는 왜 나의 모든 모습을 사랑하지 못하는 걸까요.




To. 낮잠님

음…저는 낮잠님 외모 되게 좋아하는데요. 자그마한 몸집으로 여기저기 빨빨 거리고 다니는 거 보면 귀엽고, 꼭 안아주거나 손을 잡아주면 늘 남들보다 높은 따뜻한 체온이 기분 좋구요. 쌍커풀이 없는 눈은 담백한 시선이 보여서 좋고 반짝거리는 눈빛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구요. 웃을 때 눈이 길게 찢어지면서 입꼬리가 위로 쫙 올라갈 때는 보는 사람 기분마저 좋아지구요. 동그란 코는 복이 많아서 좋고 고속도로처럼 깔끔하게 트인 적당히 넓은 이마는 부동산 복이 보여서 좋구요. 살은 오히려 지금 찐 상태가 건강해 보이고 좋은데요.


제가 봤을 때 낮잠님의 외모적 마이너스는 지금 안색이거든요. 자꾸 고민 많고 잠 못 자고 스트레스 받으니 안색이 좋아질 리가 있나…그러니까 사진 찍어도 다 잘 안 나오는 거 같은 거에요. 안색을 좋게 만드는 것은 내 내면의 건강함이 필수적이에요.

낮잠님이 자신의 외모에 신경을 쓸 생각이라면 마음을 편하게 해서 안색을 좋게 만드는 것부터 하셔야 해요. 그걸로 메이크업 한 거나 마찬가지 효과가 나올 겁니다. 실제로도 그렇고, 본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뀔 거에요.


자기를 일단 좋아해야 해요. 저는 암 투병 후 외모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도 나한테는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귀티나는 모습을 좋아해서 더 귀티가 나게 꾸미려고 노력하구요. 비교적 큰 키에 외모도 한 카리스마한 제가 이제 와서 귀엽게 하고 다녀서 어울리겠어요? 그러니 저는 어차피 이렇게 생겨 먹은 거 나의 카리스마가 더 강조되게 귀티를 장착하려고 해요.


자기를 좋아하면 외모에서도 자기만의 특징과 장점화 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보여요. 저라면 낮잠님의 동안을 컨셉으로 살릴 것 같아요. 더 많이 웃고 더 어려 보이고 상큼해 보이게 하고 다닐 거 같아요. 그러다가 중요한 미팅날 각 잡고 나타나면 너무 반전미 넘칠 거 같아요.

아무래도 낮잠님을 낮잠님 본인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 거 같은데? (웃음) 반성하세요. 이 세상에서 나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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