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5 42번째 일기
저는 자기 직전 생각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있던 일 중 여러가지가 필름처럼 스쳐가는데, 내가 했던 행동, 말의 문장 등이 특히 많이 생각이 나요. 특히 말을 많이 한 날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회식을 했다거나, 회의를 많이 한 날들이요.
아까 그 말은 조금 오바했나? 아, 이렇게 말할껄과 같은 생각이 가장 많은 것 같아요. 지금 이 글을 쓰다보니 이것도 남의 눈치를 봐서 그랬던 것인가 싶네요. 요즘은 이전에 찌니님이 해주셨던 일기 양식을 맞춰서 열심히 써보고 있어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비로소 이유를 알아차렸나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지만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는 경우 특히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었나봐요. 그렇다보니 집에 돌아와 제 말과 행동을 되새기는 빈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가끔 지인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이런 친구들이 종종 있더라구요.
찌니님은 왠지 저와는 많이 다르실 것 같지만 이런 경험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찌니님은 자기 직전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어제 회식을 해서 일기 패스권을 달라고 하길래 바로 자라고 패스 시켜줬더니 또 고민을 한 거에요? (웃음)
자기 전에 생각이 많은 것, 특히 그 내용이 오늘 하루를 회고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다만 어디까지나 ‘회고’여야 되는 거지 ‘후회’인 거라면 아무 생각도 안 하는 게 차라리 나아요.
저도 자기 전에 생각이 많은 편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생각이 꼬리물기를 하면서 불면증이 오게 되더라구요. 어차피 지난 일, 뱉은 말은 내가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오늘 못해서 내일 하려고 생각하는 일은 어차피 지금 할 수 있는 일도 아닌데 꼭 이렇게 지금 생각을 해야 하는 일인가 싶더라구요.
그런 시간을 줄이고 차라리 잠을 푹자는 게 내일을 위해서 좋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오히려 생각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자기 전에는 거의 멍 때리다가 자거나 책 읽다가 자거나 하면서 생각을 안 하고 있어요.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구요. 오히려 일어나서 어제 있던 일도 떠올리고 회고도 하면서 그런 인사이트를 오늘의 일, 앞으로의 일에 어떻게 반영해 볼 지에 대해서 생각하니까 미래 지향적이고 좋더라구요.
낮잠님도 순서를 바꿔보면 어때요? 어차피 낮잠님이 지난 일에 대해 생각하는 걸 바꾸는 건 쉽지 않을테니 그걸 오늘 밤 자기 전이 아니라, 내일 아침 일어나서 해보는 거에요. 의외로 그 순서의 변동 만으로도 되게 많은 게 바뀔지도 몰라요.
저는 그렇게 바꾼 뒤에 잠도 잘 자게 되었고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나게 되었어요. 낮잠님도 저 한번 믿고 한 달만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