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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Feb 26. 2023

삶의 의미에 관하여...

2023.02.26 43번째 일기

To. 찌니님

저는 종종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왜 나는 살아가는가?'에 대해 생각해요. ‘태어났으니까 살지’ 이런 답변이 아니라, 진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요. 

몸이 피곤하고 지치는 순간에는 솔직히 다 귀찮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거든요. 이 순간에는 난 또 이런 생각밖에 못하는 인간인가, 아 모르겠다 싶다가도 다시 잠을 자고 햇빛이 드는 낮이 찾아오면 다시 생각해요.

“나는 삶을 찐하게 살아보고 싶다. 지금까지 잊고싶은 흑역사도 많이 만들어왔지만, 그래도 이렇게 넘어지고 부끄러워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또 각자가 가진 모양이 만들어져가는 세상이 너무 재밌는 것 아닌가?”


삶에 대해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실존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얼핏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고민과 번뇌가 많아보이지만 이것이 있어서 각자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추구할 수 있다구요.

이런 생각을 하면 사는 것이 재미있고 즐거워져요. 다만 문제는 중간에 에너지 관리의 실패로 종종 다 귀찮아. 라는 완전 반대의 생각과 말을 내뱉어버리는 것이 문제이지만요. 저는 제 중심을 잃지 않는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는 찌니님이시지만 저같은 생각을 하실때가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찌니님이 저같은 말을 하시는 것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거든요. (이 글을 쓰면서 보니 찌니님은 참 대단하신 분이군요..)

그리고 찌니님이 생각하는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To. 낮잠님

저에게 삶은 ‘지금 존재하는 것’이에요.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이 제 삶입니다. 그래서 제 삶은 늘 밀도가 높은 것 같아요. ‘지금’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니까 놓치지 않고 즐겨야 하는 거에요, 저에게는.


내일, 1년 뒤, 10년 뒤, 그런 다음 일 같은 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비전을 그리는 걸 좋아하고 그렇기에 내일 뭐할까, 1년 뒤 어떤 모습일까, 10년 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나 등에 대한 고민을 늘 하죠. 근데, 그게 되던 안되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런 미래를 계획하고 고민하는 ‘지금’의 내 생각이 즐겁고 좋은 것이지 미래에 어떤 확신을 얻고자 하는 건 아니거든요.

저는 죽음과 잠시 가까워진 경험을 통해서 이미 미래라는 시간이 내 삶에 보장된 것은 아니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지금을 밀도 있게 즐기기 위해서 미래라는 큰 그림을 설계해두는 것 뿐이지, 내가 그리는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할 생각은 없어요.


저에게 삶은 ‘지금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저의 행동력이 그렇게 좋은 걸지도 몰라요. 지금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일단 해보는 거죠. 해보고 하는 후회와 해보지 않고 하는 후회, 둘 중에는 당연히 해보고 하는 후회가 배움이라도 남으니까요.

저는 제 삶의 지금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내가 지금 행복한 것, 내가 지금 함께 하고 싶은 사람,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 내가 지금 원하는 것에 몰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늘 이 고민이 너무 좋은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많이 했던 고민이기도 하고, 운 좋게 큰 일을 겪고 나서 이 고민의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내 삶의 의미가 명확해지고 나서 저는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낮잠님도 꼭 이 해답에 대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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