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선 Jun 26. 2024

100억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은?

돈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

백수가 된 지 2달이 되었다. 현재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실업급여의 목적은 실직 후 다음 일자리를 찾는 동안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다음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곰곰이 생각 중이다. 생각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길래 '내가 만약 100억이 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을까'라고 질문을 바꿔보았다. 돈에 얽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내 통장에 100억이 있다고 상상했다. 우선 부모님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는데 10억 정도 사용하고, 내 집 마련을 위해 10억을 사용한다. 건물을 살까도 생각했는데 임대업이라는 게 생각보다 신경 쓸게 많아 보였다. 그렇게 하고 남은 돈은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아 생활한다. 80억에 연 이자 3%면 2억 4000만 원이다. 이 돈으로 생활을 한다고 할 때 나는 어떤 생활을 할까 고민하게 된다. 헬스를 다니고,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친구들을 만나서 술 한잔하고 집에 와서 핸드폰과 티비를 보다가 잔다. 여행도 다니겠지 이곳저곳. 세계일주를 다녀와서 굳이 또 세계일주를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런 생활도 매일 하다 보면 지루할 것 같다. 나의 심장을 뛰게 하고 소풍 가는 아침처럼 벌떡벌떡 일어나게 하는 일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돈으로부터 여유 있는 삶을 살면서 많은 취미 활동을 하다 보면 그런 일이 찾아지려나?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취미는 복싱, 주짓수, 수영, 독서 정도이다. 나에게 용기와 경험이 없어서 이렇게 떠오르지 않는 것일까?  


이 돈이 나의 삶의 존재 가치를 찾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한 줄기 풀도 다 태어난 존재가치가 있다. 벌레들의 집이 되어주거나 다른 생명의 양식이 되어준다.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존재 가치가 있다. 누군가의 안식처에 작은 부분이 되어주거나 흙이 되어 다른 생명들이 살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이야기가 옆 길로 새는 것 같지만 문득 동네 친구 한나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재선, 마음껏 마음껏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합시다. 공짜로 주어지는 모든 것들을 마음껏 즐겨요. 햇살, 바람, 공기, 평화, 고요, 기쁨, 사랑, 지금 이 순간" 지금 나에게 생명수가은 말이었다. 내가 세상에 있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모든 것들 중에 '일'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100억이 있다면이라는 생각까지 생각해 보았다. 백장 스님께서 말씀하신 '일일부작 일일불식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라는 의미의 일을 생각해 본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목표가 아닌 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일 말이다. 어렸을 적 보물 찾기를 하는 것처럼 나의 마음속에서 보물찾기 중이다. 상품이 적힌 종이가 있을 것 같은 돌멩이를 들춰보듯이 내 마음을 이곳저곳 들춰보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내 마음속에 돌멩이를 들춰보는 일이다.


100억이라는 마음속 도구를 이용해서 마음의 여유와 용기를 끄집어내서 다음 일자리도 생각해 보자.

작가의 이전글 시작과 끝의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