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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진철 Mar 04. 2019

겨울

오늘은 코트 입고 왔네?


퇴근길 동기가 물었다. 교복처럼 입고 다녔던 패딩이 아니라 그랬나보다. 하긴 이제 벌써 삼월이고 오늘의 최고온도는 무려 십 사도였다고 한다. 꽃샘추위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 겨울은 이제 완전히 간 것일까. 겨울 내내 매일 패딩을 입고 다니긴 했지만 사실 없다고 해서 죽을 만큼 춥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웠던 걸 감안해도 이번 겨울은 정말 싱거웠다. 누구는 겨울다운 맛이 없다고도 하지만 나는 이런 겨울에 불만이 하나도 없다. 사실은 매년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추운 겨울은 정말이지 딱 질색이다. 살을 에이는 칼바람도, 금세 더러워지는 눈과 미끄러운 길바닥도, 추운 날이 주는 무기력과 피로감도 나는 너무 싫다. 별다른 힘듦을 주지 않고 슬쩍 봄으로 자리를 넘겨주는 이번 겨울은 드물게 괜찮았다.


눈이 쌓인 어느날의 출근길. 얼음 하나 남기지 않고 금세 녹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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