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스무 살 적, 어머니를 기억한다.
단단했던 어머니의 등
내 나이 스무 살 적, 어머니를 기억한다.
대학에 들어와 술을 펑펑 마시며 다니던 그 시절에 난, 정말로 망나니였다. 외박은 밥 먹듯이 하고, 항상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거나 만화책을 보고 늦게 일어나는 게으른 한량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이었다.
늦은 오후 어머니가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워하셨다. 놀란 아버지와, 나는 부랴부랴 어머니를 차에 모시고,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앞에 기다리는 환자가 많았던 터라, 진료를 받기까지 나와 아버지는 발을 동동 굴렀다. 마침내, 진료를 받았고 어머니의 증상은 폐에 물이차서 호흡이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의사에게 조치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원인은 피로와 스트레스. 당시에 어머니는 조그만 학원을 운영하셨는데, 마침 학생들 시험 기간이었다. 아버지와 나는 어머니에게 학생들에게 전화를 돌려 집에 돌려보내고 집에서 쉬라고 말했다. 엄마는 이 정도는 괜찮다며, 자기가 아니면 학생들은 누가 가르치냐며 아픈 몸을 끌고 기어이 학원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모습을 보며 난 내 스스로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머니는 저렇게 아픈 몸을 끌고 나가시는데, 나는 집에서 몸 편히 게임이나 하고 술만 마시고 다녔었다. 한 동안 그 뒷모습이 뇌리에 박혀 어머니의 삶에 대해 생각했었다. 어머니가 느끼는 삶의 무게, 생활인으로서의 책임감, 직업적 소명에 대해서..
이제 나도 직장 생활 6년 차다. 요즘도 가끔 아픈 몸을 이끌고 기어이 학원에 가시던 어머니의 수척했지만 단단했던 등이 떠오른다. 아직 삶의 작은 문턱마다 허덕이는 나는 언제쯤 그런 자세를 가질 수 있을까?
지금 어머니는 평생 바라고 원했던 글쓰기를 집에서 마음껏 하고 계신다. 그 모습을 보며, 지난한 시절을 보낸 그 시절의 어머니를 떠올린다. 힘들었던 시간, 어머니의 인생에 진흙길이 참 길었다마는, 앞으로는 내가 노력하여 꽃길을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단단했던 그 등을 나도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