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덕분에 맞춘 마감일자
첫번째 책은 얼떨결에 냈고,
두번째 책은 긴가민가 냈고,
세번째 책은 겨우겨우 썼다.
항상 마감에 쫒기는 인생이지만,
숙제를 다했다는 뿌듯함에 어제 하루는 맥주를 신나게 마셨다.
갑자기 밀려 들어오는 일감들과,
갑자기 잡히는 미팅들 때문에,
마감 일자 내에 다 못쓸 것이라 생각했는데,
메르스 덕분에 마감했다.
우리 집 옆 병원이 메르스 슈퍼전파자가 여러 명 감염시킨 병원이라
아이들 걱정이 되어서 처갓집으로 피난을 왔다.
외부 미팅은 다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해결하고,
온종일 처남방을 독차지하고 집필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메르스에게 전혀 고맙지 않다.
마감일 못지키고 메르스 없는게 더 낫다.
마감일 좀 못지킨다고 사람이 죽진 않으니까...
아이들 유치원도 2주째 못보내고 있다.
돈은 돈대로 냈는데... 젠장할...
근데 애들은 더 행복해하는 것 같다.
인생 참 아이러니하다.
이제 육아에 전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