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이 이끄는대로...이성이 향하는대로

'사바나' 살던 조상들...도시에 사는 우리 마음 안에 아직 남아

by 글월 문
본능을 알면 우리의 반도 알 수 있다...'진화심리학'의 힘


진화심리학은 최근 심리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학문이다. 심리학계에 새로 등장한 '신인'인데, 꽤 도전적이다. 남성과 여성의 본능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남성은 바람을 피우는 '본능'을 갖고 있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바나에 살던 남성 조상들은 언제든 죽을 위기에 닥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수의 파트너를 가지면서 대를 잇길 원하는 '경향' 있다는 거다. 이는 때때로 성차별을 옹호하는 쪽의 주장이 되기도 하고 페미니즘의 반론에 부딪히기도 한다.



진화심리학은 성에 대한 불평등주의적 시각을 장려한다. 진화심리학은 빠르게 변하는 젠더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면서, 남성과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한 모호한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답을 제공한다.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 진화심리학이 퍼뜨리는 젠더 불평등》, 마리 루티(M.Ruti)

진화심리학이 말하는 남여의 차이


이런 반론도 나왔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게 진화심리학을 이야기한다. 진화심리학의 어쩔 수 없는 '성 본능'에 따른 남과 여의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인정을 시작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 더 나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성 본능'은 있다...'성차별'이 문제일 뿐.

1. 여성은 아름답고 날씬하고 젊은 동물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주로 디저트, 화장품, 육아 관련이다

2. 남성은 지위, 크기, 부의 동물이다.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주로 몸만들기, 명품, 승진 관련이다

3. 최근 접한 리더십 관련 팟캐스트나 SNS 인플루언서, 책은 모두 남성이 제작하거나 쓴 것이다. - < 본능의 과학, 레베카 하이스 저 > 중에서


남녀 CEO의 사고 실험 결과다. 잡지 10권을 놓고 모두가 볼수 있게 했는데, 이들에게 이 잡지를 보고 남녀 특징을 파악하고 했더니 이렇게 답했다는 거다. 이 책은 이런 성 본능을 인정하지만 뇌의 '새 판'을 짜자고 주장한다. '본능 중재 게임'은 새판 짜기의 도구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대화하고 나서 남성,여성, 어린이로 바꿔서 생각해보자는 거다. 직장에서 여성은 겸손하게 살아와야 했고, 남성은 겸손하면 약해보이는 규범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이런 규범은 동서양과 문화의 가림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성차별적' 규범은 조금씩 수정되어야 한다. 우리가 성차별을 깨닫은 지 불과 100년 밖에 되지 않았다. 이 사이 수많은 인식과 규범이 깨지고 새로 정립되면서 많은 갈등도 생겨났다. 각자의 주장이 다르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건 남녀가 같이 사는 조직이고 사회이자 세상이라는 거다. 진화심리학은 가장 논쟁적인 문제를 아무렇지 않게 툭 뱉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서로가 다른 걸 알기에.


본능만 따르면 70억짜리 연주를 놓치고 만다.
본능이 이끄는대로...이성이 향하는대로


값비싼 1713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세계적인 거장 조슈아 벨Joshua Bell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바이올린 신동인 벨의 공연은 항상 매진되고 객석은 만원사례에, 연주 몸값은 분당 10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초라한 행색의 남자가 지하철 승강장에서 연주하는 바이올린 선율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바빠, 늦었군.” 사람들은 서둘러 지나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바삐 가서 벨의 음악회 표를 구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 < 본능의 과학, 레베카 하이스 저 > 중에서


지하철에서 세계적인 거장의 공연을 지나치고 간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그들은 단지 '생존 모드'에 돌입해서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책은 생존 본능이 무엇인지 알되, 과도하지 않은 지, 그래서 우리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는 않는지 경계하자는 거다. 본능은 나쁜 것이 아니다.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배가 고플 때 음식을 찾게 만드는 것도, 불이 났을 때 도망을 빨리 치는 것도 모두 본능이 이끄는대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우리가 살 수 있다.


자세에 따라 우리의 본능은 달리 움직인다.
본능을 알면 새로운 삶이 보인다...'본능 통제법'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사바나에 살던 조상과는 확실히 다르다. 사자에 잡아먹힐 위험도 없고, 이웃의 물리적 공격을 당할 위험도 확실히 적다. 하지만 이런 본능은 여전히 다른 형태로 작동하고 있다. 상사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있고, 층간소음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생존 본능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하지만(달려오는 자동차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생존 본능을 제대로 통제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고 책은 말한다. 그러지 않으면 건강이나 인간관계에 치명상을 입거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드러내고 싶은데 구부정한 어깨로 눈을 내리깔고 걸으면, 우리의 뇌는 내가 자신감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려고 해도 우리 몸이 이러한 자세를 취하지 않는 한 뇌는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팔과 다리를 쭉 펴고 긴장을 푸는 의식적인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 < 본능의 과학, 레베카 하이스 저 > 중에서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바꿀 수 있다. 마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우리는 남을 속이는 것보다 자신을 속이는 데 더 능숙하다. 이런 사실은 인정하고 스스로를 향한 거짓말을 긍정적으로 활용해보자. "나는 제법 말을 잘해" 이렇게 외쳐 보는 거다. 진짜로 그렇지 않더라도 의식적으로 그렇게 말하면, 혼자 만의 생각이더라도 남 앞에서 말을 잘하는 '플라시보 약'을 먹은 거다. 이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긍정의 거짓말은 더 힘이 세진다. 힘이 세진 거짓말을 진실이 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엔 여러 '감정이'들이 나온다. 희망과 슬픔, 분노와 소심이. 이들은 때론 각자 시스템의 조종간을 잡고 주인공을 움직이는데, 이 시스템 자체가 '본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처음 컴퓨터를 배울 때, 어떻게 작동하는 지 배우고 늦은 나이에 주식을 시작할 때 기초를 배운다. 이렇듯 우리 삶을 시작할 때 우리 본능을 알고 있다면,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제대로 만끽하고, 삶의 위험한 순간에 위기를 슬기롭게 돌파할 수 있을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본능'이란 빙산을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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