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은 어떻게 역대 NBA 최고 득점자가 됐나
고교 시절부터 그의 별명은 ‘킹(king)’이었다. 10대에 이미 전미 스타였던 고등학생 제임스는 데뷔 뒤에도 ‘킹(king)’이라 불렸다. 또는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였다. 그리고 이제 커리 팬인 나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누가 최고의 농구 선수인가라는 해묵은 논쟁을 언제 어디서 벌이든 르브론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기사엔 제임스라고 썼지만, NBA 팬들에겐 ‘르브론(릅)’ 이라고 불린다. 르브론은 19시즌 동안 연속 평균 20점을 넘었다. 당연히 이것도 르브론만이 남긴 ‘누적 기록’이다. 2003년 드래프트 동기 중 코트 위를 누비는 선수는 르브론밖에 없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은 30.2점. 자리만 차지하고 구석의 꼰대들과는 달리 누구도 그를 향해 ‘이제 은퇴 좀’ 말할 수 없다.
대부분 그의 꾸준함이 타고난 피지컬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몇 억을 쓴다는 몸 관리를 근거로 덧붙인다. 물론 맞는 말이다. 다만 이 설명은 조금 부족하다. 많게는 스무 살 넘게 차이나는 파릇파릇한 루키들과의 대결에서도 르브론이 왜 이기는지에 대한 답은 무엇인가. 르브론은 팀을 옮길 때마다 슈퍼팀을 만들어 비판받고 또 우승으로 해갈한다. 여기에 답이 있다.
르브론은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 쉽게 말하면, 변화에 능하다. 운동 능력을 살려 덩크를 찍던 루키는 이후 페인트 존에서 ‘페이더웨이(수비를 등지고 멀어지면서 쏘는 슛)’를 읽혀 상대를 공략한다. 운동 능력이 다소 감소한다는 느낌을 받자 3점 슛을 연마한다. ‘라이벌’ 커리가 연 3점 슛의 시대에 스며든다. 10년 전, 2.4개의 3점을 쐈던 그는 지난 시즌 평균 8개를 쐈다.
르브론의 가장 큰 업적은 사실 오늘 점수가 아니다. 그가 매번 기대를 이겨냈다는 점이다. 루키 시절 ‘선택받은 자’란 찬사를 견뎌낸 걸 시작으로, ‘슈퍼팀’을 만들면서 우승에 도전했을 때도 그는 아마 큰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기에. 경기 뒤 ‘몇 년은 더 뛸 수 있다. 모든 건 마음의 문제다 “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