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런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고 나면 일상 풍경이, 뭐랄까,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스포츠 트레이너 겸 킬러인 아오마메가 소설의 시작에서 택시기사에게 듣는 말이다. 소설 1Q84 1편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아모마메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정을 파괴하는 남자들을 살해하는 살인자다.
솜씨 좋은 그녀는 이후 노부인의 의뢰를 받아 수상한 종교단체를 파헤친다. 다른 주인공인 소설가를 꿈꾸는 수학강사 덴고는 17살 소녀가 출판사에 보낸 오묘한 소설의 개작을 맡게 된다. 그 뒤 ‘평범하지 않은 일’을 마주한다.
1Q84는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 그런 종류의 소설이다. 한 번쯤 들어봤지만 ‘I’Q84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이 소설의 장점은 소설답지 않게 문장이 짧다. 소설 속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작가의 인생에 대한 통찰을 읽어낼 수 있기도 하다. 에세이가 아니지만 하루키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연말엔 유독 하루키의 소설을 자주 꺼내 읽었다. <상실의 시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의 소설은 바빠서 혹은 게을러서 책을 놓는 시기를 왠지 잡아준다. “하루키, 어쨌든 결국은 잔 이야기”란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어쨌든 결국은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1Q84 2편을 읽고 있는데, 어쨌든 결국은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