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문과생에다 과알못이지만 나의 첫 ‘장래희망’은 물리학자였다. (자발적으로) 아인슈타인 전기를 읽고 감명받은 직후였다. 무엇보다 당시 E=mc2을 외우고 다니면 유식해 보였다. 그렇게 호기심 많은 초등학생 시절을 지나고, 남은 건 아는 척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나 보다. 아직도 과학책에 손이 가는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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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과학을 보다’의 에피소드를 간추린 이 책은 흥미롭고 유익하다. 몇몇에겐 그룹 빅뱅의 어원이자, 우주의 기원인 ‘빅뱅’은 원래 이 현상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한 천문학자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부터 인상 깊다. ( “그럼 너희는 우주가 난데없이 커다랗게(bing) 빵(bang)하고 생겼다는 말이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뒷이야기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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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평소와 달리 1.3배 빨리 책장을 넘겼다. 금방 문과생의 한계를 실감했다. 그러다 문득 멈춘 구절이 있다.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이다. 만 31세 동안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왜 어두울까’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서가 아니다. 이 단순하고 유치한 질문을 과학자들이 완벽하게 설명하기까지 무려 2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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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버린 건 잘한 일인 것 같다. 과학자들이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얼음은 왜 미끄러울까'란 물음은 생각조차 안 해봤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구과학과 생물학 이야기는 지금도 재밌다. 책을 다시 읽기는 버겁지만, 유튜브 ‘과학을 보다’는 추천할만한 채널이다. 자기 전에 틀어놓고 자면 문과생 한정 수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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