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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에 미쳐 Sep 20. 2020

해고도 "잘" 해고해야 한다

예능에서 해고하는 트럼프 대통령


비즈니스 세계에서 구조조정과 해고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스타트업과 기술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해고하는 것은 해고당하는 것만큼 비참한 기분은 분명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힘든 일이다. 당신이 해고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관리자이며 누군가를 해고해본 경험이 있다면 불쌍한 동료를 불러내 일이 잘 안되었다고 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 것이다. 아마 눈치채고 있던 직원이라면 순순히 해고 소식을 받아들일지도 모르고 또 전혀 눈치를 못 채고 있다가 갑자기 해고 소식을 들은 직원이라면 슬픔과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다. 어쩌면 "법대로 해"라는 태도로 순순히 해고당하지 않을 거란 앙금을 품고 노동법에서 묘책을 찾아내 회사를 더더욱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You're Fired!

우선 해고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언제나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최선의 해고 방법은 애초에 해고될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 것이다. 해고는 해고당한 사람의 실패가 아니라 관리의 실패다. 올바른 관리는 이 직원을 해고하기 전 해고할 여지가 있는 부분을 관리할 수 있다.


누군가를 해고한다는 것은 그 사람 한 명을 해고한다는 1차원적인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어쩌면 그 사람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해야 할 때 일 수도 있고, 또는 이제 막 새로운 자가용을 구입해 할부금을 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해고는 그와 그의 가족들이 함께 겪게 되는 일이다. 그러니 채용할 때보다 다방면적인 관점에서 더더욱 신중하게 일을 진행해야 한다.


해고하더라도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고개를 곧게 들고 떠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잘 대하라. 충분한 퇴직금을 지급하라. 떠나는 사람의 성과를 동료들 앞에서 추켜세워라. 해고를 당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 누가 어디에 앉고, 어떤 말을 할지 대본으로 쓰는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대화를 시작하면 이유와 세부내용을 오해가 없고 객관적으로 분명히 말해야 한다. 벤 호로위츠가 <하드씽>에서 언급했듯, 떠나는 사람을 잘 대하는 것은 남은 사람들의 사기와 안녕에도 중요하다.


직원들은 대부분 당신보다 당신이 해고하는 사람들과 더 친해요.
그러니 그들에게 존중을 보이세요.
하지만 회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사과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죠


학계의 연구도 이 사실을 증명한다. 해고를 당하는 직원은 누가 해고를 하는지 그리고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는지를 눈여겨본다. 해고를 적절하게 잘하는 것은 떠나는 사람과 회사에 계속 남는 사람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해고는 기본적으로 공포 문화를 주입하며 불가피하게 조직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를 준다.


해고되는 사람에게도 비슷한 수위의 존중을 담아야 한다. 이런 해고는 언젠가는 해야만 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를 해고한다면 그날은 기분이 매우 끔찍할 것이지만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아무도 해고하지 못한다.


누군가를 해고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할 테지만, 다시 생각해도 확실히 옳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 해도, 떠나는 사람이 고개를 들고 떠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의 직업을 지켜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가 존중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I will quit First!

해고와는 반대로 퇴사율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고민거리다.


2020년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의 연령대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입사 3년 차, 5년 차, 7년 차에 조직에 회의를 느끼고 이직을 고민하는 일이 많다는 이른바 '357법칙'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특히 입사 1년이 채 안된 직원들 다수가 회사를 떠난다. 최근 신입 사원을 많이 뽑은 기업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가 30%에 육박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이 1~2년 만에 "이제 일을 제법 한다"는 평을 듣게 되는 입사 3년 정도가 지나면 회사를 나가는 경우가 많다.


뉴스나 신문에서는 취업이 안된다, 청년 실업률이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막상 취업을 하면 수년 안에, 아니 1년 도 못 채우고 퇴사하게 되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회사는 좋은 인재를 선발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리더십을 육성하고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데, 이제 퇴사율이 그런 비용 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조직을 뛰쳐나가는 이들이 부적응자 혹은 무능력자가 아니라는데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일본은 10여 년 전부터 이 문제로 골치 앓고 있다. 회사와 구직자가 1.5:1이라는 말도 안 되는 비율로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 심지어 우리 회사로 입사하겠다고 약속을 받겠다며 입사 예정자의 부모에게까지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속사정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산업에 정말 돈이 되고 경쟁력이 있는 제조업에 일자리 구하기는 어렵지만, 반면 고령화에 접어든 일본에서 서비스직의 일자리는 넘쳐난다. 즉, 고급 인력이 차지하는 일들은 취업하기 어렵다. 괜히 폐쇄적인 일본 정부가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그들 대부분은 서비스직에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How to solve?


보수 문제로 떠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기에 그들을 잡아두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조치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며, 또 관심을 받고 가치를 인정받으려고 한다. 왜 떠나고, 무엇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를 직간접적으로 말하고, 무엇에 불만이 있고 무엇이 문제라 생각하는지를 그들은 평소에 말하고 있다. 단지 관리자가 귓등으로 듣는 경우가 허다하거나 꼰대라는 소리 듣기 제일 좋은 나 때는 말이야 (Latte is a horse)를 남발한다. 그들은 아직 뭘 모르는 직원의 얘기라 생각하지 말고 떠나려는 자의 지적사항을 잘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만약 이 직원을 반드시 붙잡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설득해야 한다. 많은 직원들이, 특히 젊은 사람이라면 단기적인 틀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회사가 나서서 도와주어야 한다. 직원이 떠나려고 결심할 때, 회사에 잔류하게 한다면 궁극적으로 오를 이들의 지위는 어떻게 큰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까? 이들은 떠날 때 재정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생각하고 있는가? 이들은 명확한 재정 계획이 있고 직장을 떠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는가? 등 그들이 생각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만약 회사와 대화를 계속하고 싶어 하면 잔류할 때 어떻게 경력을 쌓을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계획을 짜야한다. 이 계획은 회사 중심이 아니라 직원들의 성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직원은 '내 이야기가 무시당하지 않고 전달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조직과 리더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해주지 않으면 떠날 거예요!


라고 말하는 직원이 있으면 게임은 보통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생각하면 된다. 그런 사람은 정서적으로 회사에 애착이 사라져 자신의 의사를 바꿀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억지로 붙잡는다고 해도 단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시간이 지나면 그 직원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럽게 새 회사가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떻게든 밖에서 더 좋은 기회가 없는지 물색하느라 이전과 같이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회사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마이너스다.


JYP를 떠나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비와 박진영

당연한 얘기지만, 그 직원이 진심으로 떠날 생각밖에 없다면 아쉬움을 뒤로하고 보내주어라. 단지 더 이상 볼 일이 없다는 이유로 해당 직원과의 관계를 완전히 끝낼 필요는 없다. 유능한 직원이 떠난다고 말을 할 때, 관리자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그가 마음을 바꾸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통하지 않을 때는 그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일생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의 관계를 넘어 친구의 관계가 된 걸 환영해주는 것이다. 혹 모르지 않나. 나중에 그와 함께 커리어를 쌓아가게 될지. 그러니 축하해줘라.



결론

1. 해고되는 이들의 직업을 지켜주지는 못하지만 그가 존중받으며 떠날 수 있게 도와줘라

2. 떠나려는 이들을 붙잡으려면 이들의 경력과 성공에 초점을 맞춰 설득하라

3. 떠나게 되면 진심으로 축하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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