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팀장님의 눈길 끄는 마네킨 구성법
나에게 직업을 물어보면 VMD(Visual Merchandiser, 비주얼머천다이저)라고 말한다.
대개 100명중 99명 정도는 "그게 뭐하는 거냐?' 고 다시 물어 본다.
" 그건 말야....bla bla~ " 하면서 설명하기도 하지만, 듣는 사람도 나도 말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때때로 지치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아~ 매장 인테리어, 디스플레이, 장식하고 연출하고....마네킨 좀 입히고...." 그러다가 "아하!" 하면 설명을 멈추곤 했다.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시작되어 또 매장 디스플레이 교체 시점에 마네킨 생각이 나는 사람은 나 뿐일까...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제일 먼저 가르치는 마네킨 구성법!
정리해 보았다.
1) 마네킨에 사람이 입은 것처럼 연출한다.
: 상의 + 하의 + 아우터 + 액세서리 (블라우스 + 스커트 + 가디건, 원피스, 티 + 바지 + 바바리 + 가방 +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을 코디한다. 구두가 빠진 것이 안습이지만 실습이니까 최대한 해본다.
허리를 잘룩하게 잡아주고, 팔도 좀 걷어 올리고, 실루엣을 잡아 연출한다.
2) 비슷한 분위기끼리 모은다.
: Grouping 한다고 하며 1)번보다는 훨씬 세련된 구도가 나온다. 임팩트있게 보여 주고 싶은 상품은 앞쪽으로 더 빼서 잘 보이게 한다.
3) 포즈, 시선을 고려하여 마네킨을 움직인다.
: 시선을 고려하여 45도 방향으로 틀어 좌우로 옮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 멀리서 보면서 또 체크!
4) 높낮이를 조절한다.
: 전단계에서 수평으로 움직였다면, 박스, 계단 등을 사용하여 상하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 준다.
5) 계절에 맞는 소품 등을 사용하여 마무리하면 끝~
: 첫번째 사진이랑 비교해 보면 완전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패션 VMD 업무의 기본중의 기본이지만, 누가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이 마네킨 연출이다. 그러기에 더 전문적인 스킬이 요구된다. 그런데 저 마네킨이라는 것이 키도 크고 더구나 아웃도어, 남성복쪽은 무겁기도 하다. 특히 셀링포인트를 위한 촬영을 할 때는 하루에도 수십 번 옷을 입히고 벗기며 스카프, 넥타이, 장갑, 구두....등 코디를 하고 나면 힘들어 주저앉기도 한다. VMD로 1년만 일하더라도 마네킨이 친근해져서 팔, 다리를 빼고 움직이고 옮기는 것이 자연스럽고 또 다정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우리 아들 옷입히는 것부터 양말, 신발 신기기까지 2분이면 뚝딱이다.
옷 벗길 땐 "목욕하자~"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전체 탈의 가능! 단추 풀고 끼우는 건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 넥타이 연출, 가방, 신발 코디도 척척!! 아이 키우면서 옷 입히고 벗기는 거 귀찮아 해 본 적이 없다. 입히고 옷매무새 다듬어 주는 것도 완벽하다. 재미있다.
6) 이 원리로 마네킨 구성하여 연출한 예
: 알고 보면 매장 윈도우가 다시 보일 듯...
마네킨 구성만 잘 해도 생동감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