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찍고 바르셀로나 네르하 말라가를 거쳐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까지
23.01.26 Nerja ⇨Málaga
Transportation : Alsa Bus Nerja - Puerto Malaga
Accommadation : Coeo Pod Hostel
네르하에서 알사버스를 타고 한시간여만에 다시 도착한 말라가.
보통은 말라가 버스터미널로 많이 다니는데, 숙소를 올드타운으로 잡아 터미널보다 해변과 항구가 가까웠다.
마침 정류장 중 말라가 항구가 있어서 추가 교통수단을 탈 필요가 없었다. 숙소 체크인 시간보다 매우 빨리 도착한 나머지28인치 캐리어와 함께 덩그러니 남겨졌다. 짐이 너무 거추장스러웠지만 길이 잘되어있는 편이라 골목골목 잘 끌고 탐방을 시작했다. 도시같은 느낌도 있는데 바르셀로나와는 정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또 다른 곳에 왔다는 것이 확 체감되었다. 커피를 한 잔 할까, 밥을 간단히 먹을까 하는 마음으로 돌아다녔는데, 짐이 커서 여기 저기 들어가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정처없이 걷다가 에라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그냥 숙소에 갔다. 갔는데... 또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무수한 계단... 한숨을 쉬는데 숙소 건물 앞에 앉아서 이야기하던 외국인 두 분이 나를 보더니 호스텔 가냐고 여기 맞다고 안내를 해줬다. 내 짐을 슬쩍 보더니 아무래도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게 좋겠다며 불 꺼진 1층 카페를 열어주고 엘리베이터를 열어주었다. 층도 눌러주고 무척 느리니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고ㅎㅎ 친절하게 안내 해준 덕분에 힘들지않게 숙소가 있는 2층 카운터로 갈 수 있었다. 리셉션데스크 안내 해주신 분도 너무 친절하게 원래 3시인데 너가 쓸 방은 마침 청소가 다 되었으니 미리 안내해줄게 자유롭게 쉬어~ 하며 이것 저것 잘 알려주셨고, 방에 딱 들어갔는데... 내가 생각한 것 보다 그 이상으로 작았고... 짐이 몹시 커보였다. 즉 짐을 펼 곳도 없고...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너무너무 좁았다. 여기서 2박이나 해야한다는 것이 좀... 암담했는데 금방 적응하겠거니 하며 짐을 힘겹게 열어 이틀간 정말 필요할 것들만 꺼내고 캐리어를 후딱 닫아 세워두었다. 절대 펼쳐놓고 살 수 없는 공간...
대충 정리하고 고된 몸을 2층 침대에 누였다. 이 호스텔의 장점은 도미토리값에 온전한 개인 공간을 쓸 수 있는 것이었다. 협소하긴해도 나 혼자 쓸 수 있다는 것은 혼자 다니는 동양인 여성 여행객에겐 최적의 숙소였다. 샤워실은 공용이지만, 여성 남성 구분이 되어있기도하고, 같이 쓰는 인원이 두세명이라 그렇게 박터질일도 없어보였다.
한참 쉬다가 언제까지 누워만 있을 수 없으니 마음을 다 잡고 거리를 나섰다. 이상하게도 이번 여행에서 밥을 먹는게 쉽지 않았다. 정말 아무데나 들어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돌아다니는데도 무슨 기준인지 발이 쉽게 가게 안으로 들어서지지 않았다. 한국인이 추천하는 맛집도 안끌리고... 어찌저찌 한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를 보는데 왕새우가 들어갔고 튀겼고 어쩌구 이래서 앵간하면 맛없없이겠구만 하고 시켰다. 요리명을 검색해도 도저히 나오지 않아서 의심스럽긴 했지만 재료에 못먹을 건 없었으니... 그런데 짠 하고 나온건... 다름아닌 만두... 잘 보니 메뉴 이름이 Gyosas였고... 교자s... 교자들... 이었던 것... 정말 작은 교자만두가 몇 알 노릇노릇 구워져서 나왔다... 너무 어이없어서 사진도 찍고 한참 웃다가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찍어먹으라고 준 소스도 맛있고 함께 시킨 샹그리아랑도 잘 어울리고. 식전빵도 있었어서 은근 배를 잘 채웠다. 메뉴로 한바탕 웃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피카소가 태어난 동네인 말라가에 역시 피카소 미술관이 있었다. 말라가 먼저 가고싶어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은 가지 않았었다. 그리하여 피카소의 고향에서 피카소 미술관을 갔는데, 초기작품이라 그런지 크게 와닿는건 없었고 그냥 전체적으로 훑어봤다. 마지막 쯔음, 피카소 작업실을 랩핑해둔 벽이 있었는데, 맞은편 벽에는 카메라와 촬영 방법, 사진 업로드 설명 등이 써 있었다. 벽 앞에 아무도 없어 설명을 꼼꼼히 읽고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페달을 밟으면 셔터가 눌리는 방식이었고 진짜 사진이 찍혔다. 렌즈가 있던 벽 모니터에 사진이 나왔고 꽤나 만족스러운 사진이라 얼른 다운받고 싶었다. 한참 보고있는데 어떤 노부부가 그 앞에서 한참 사진찍는 방법을 찾길래 촬영 방법이랑 사진 보는 곳을 알려드리고 쿨하게 퇴장했다.
전시보다 아트샵을 열심히 봤는데 묘하게 눈이 가는 디자인의 귀걸이가 있었다. 엄마가 좋아하고 잘 어울릴 것 같아 쿨결제.
다음 목적지는 또 미술관이었다. 말라가 도착하자마자 내 눈을 끌었던 가로등배너... 르네마그리트 그림과 함께 특별전 홍보를 하고있었고, 찾아보니 피카소미술관 바로 근방에 있는 미술관이었다. 르네마그리트만 보고 호로로 찾아가는 길에 무료전시를 하는 갤러리도 살짝 구경하고 미술관에 입장. 건물은 신식이었고 그림들은 평범했다. 유서깊은 느낌은 아니고 현대의 잘그린 유화? 르네 마그리트는 언제나오지 하며 한 3층까지 올랐는데, 마지막 층에 Arte Belga 라는 이름의 특별전 층이었다. 인상주의에서 마그리트까지... 정말 마그리트 작품은 마지막에 한 점... 있었다... 전시는 이렇게 홍보하는거구나 라는 걸 깨닫게 해준 전시^^
교자따위만 먹고 한참 돌아다녀서 배고픈데, 저녁으로는 말라가 추로스 맛집에 가고싶었고, 하필 브레이크 타임이라 시간을 떼우기로 했다. 말라가 하면 말라게타 해변이니 해가 거의 졌지만 열심히 걸어가봤다. 설렁설렁 걷다가 말라게타 사진 하나 남기고 정처없이 걸었다. 멀리 보이는 히브랄파로성에서 보는 야경이 찐이라그래서 갈까 했는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했고 나는 슬슬 발이 아프고 배고파서 그냥 추로스집을 향했다. 버스타고싶었는데 버스 타는 시간보다 버스 정류장가는 시간이 더 길다고 나와서 그냥 걸었다. 힘들게 간 Casa Aranda 아란다의 집에 가서 추로스3개와 쇼콜라 그리고 라떼를 시켰다. 문 근처에 앉아서 먹고있었는데, 직원이 가게 문을 열어서 닫히지 않게 고정시켜두었다. 문과 가까이 앉은 한 할아버지가 밤이라 추웠는지 문을 닫으러 나왔다. 직원이 스토퍼로 고정시켜둔건 모르고 문이 안닫히니까 오만 힘을 써서 문을 닫았다. 즉 스토퍼가 고장났다... 이 모든걸 보고 있던 나는 꽤나 흥미진진했고... 본인이 열고 스토퍼로 고정해둔 문이 닫힌게 의아했던 직원은 다시 문을 열러 나왔고, 고정장치가 없어진걸 보고 황당해하며 애써 문을 열지만 계속 닫히고... 다른 직원도 불러오고 황당하다는 제스쳐를 막 보였는데...ㅎㅎ 길건너 불구경ㅎㅎ 여유롭게 다 먹고나니 은근 든든했다. 재밌는 구경도 했으니 자리를 떴다.
숙소에 들어가는 길에 말라가맥주 한캔과 스페인의 별미 환타를 샀다. 방이 좁다보니 거실?처럼 커뮤니티공간이 깔끔하게 잘 되어있었는데 나도 뭔가 그 속에서 다이어리를 쓰고싶었다. 씻고 글 쓸것을 챙겨 나와 맥주를 마시며 펜을 들었는데, 정작 글쓰기는 귀찮고 사람 구경에 맛들렸다. 미국인 무리가 두어팀 있었는데 보니 다 오늘 만난 사이같았고, 한 남자는 자신의 술을 다른 테이블의 미국인 무리에게 권하며 갑자기 또 토크를 시작했다. 어메이징 아메리칸...
그 속에서 나는 조용히 구경하다 글을 쓰는 척 하다 맥주만 다 마시고 방에 틀어박혔다. 역시 난 침대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