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족스러운 환경 때문에 퇴사를 고민중이라면.
'회사가 학교야? 뭘 배우러 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종종 글을 보면 '신입들은 당연히 배우면서 일해야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지금도 처음 일을 시작할 땐 기본적인 업무 매너와 좋은 피드백이 필수적이다 생각하는 쪽이지만, 그럼에도 회사와 학교 양립 불가론(?)에 공감하게 된 부분들이 많이 생겼는데요.
웹에서 여러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입니다.
어느 정도 회사를 다니면서 조직과 나의 핏에 대한 기준이 생긴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신입일 때 사수와 내가 원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건 사실상 어렵습니다.
소비자/파트너로 너무 좋아했던 곳이지만, 일해봤을 때는 생각과 다를 수 있고
함께 일하게 될 사수가 나의 스타일과 정 반대여서 힘들 수도 있죠.
(설령 만족스러운 사수였다 하더라도 조직 변경이나 퇴사 등의 변수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좋은 사수와 회사는 통제 불가에 가까운 요인입니다.
통제 불가 요인 갖고 고민하기보단, 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고민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을까요?
대행사처럼 특정 업무에 전문화된 조직이 아니고 조직 규모가 크지 않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 직무의 <전문가>의 역활로 채용됩니다.
연차를 떠나서
- 디자이너라면 조직 내에서 디자인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사람일 거고,
- 마케터라면 마케팅에 대해 이해도와 다양한 해결책을 갖고 있는 것이죠.
전문가로 일 한다는 것은 환경이나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을 때 내부 설득을 하는 것 역시 업무의 일환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베스트 케이스가 아닐 지라도 자신의 퍼포먼스를 입증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해야하고
협업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동료들과 일하는 방식을 만드는 것 자체가 업무의 일환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방식들을 경력에 맞는 노하우로 갖고 키워가는 것이구요.
자신이 해온 방식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모든 업종/환경/규모를 포괄할 절대적인 규칙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다른 곳에서 일을 배워야 할 수 있다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보자면,
a라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타트업에서 근무했던 분과 오랜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에서 근무했던 분의 해결책은 같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스타트업
브랜드의 필요성을 시장에서 입증하는 단계
변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임팩트에 기반한 방안
- 헤리티지가 높은 브랜드
브랜드의 이미지와 고객이 명료한 상태
현재 브랜드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
둘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맞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마 아닐 것 같습니다.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건 내가 이전에 '문제를 해결한 방법'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방식' 입니다.
현재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면, <이전에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이전에 배운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를 원인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송길영님의 <호명사회>에서는 회사 속의 내가 아닌 개개인의 이름으로 불리는 시대가 다가온다고 언급합니다.
더 이상 조직이 제공하는 그림자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이 자신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조직 밖에서도 성장하려면 어찌됐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합니다. ( 이 부분은 저도 아직 부족하다 생각합니다만.. )
ai를 통해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퍼포먼스는 더욱 커졌고, 실무적인 영역의 일부라면 개발자/디자이너 없이도 무언가를 만들기에 용이한 환경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능과 업무에 대한 지식의 중요성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이런 흐름일 수록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만의 프레임 워크가 다른 역량보다 중요한 부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알 지 못하는 문제라도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필수적이면서도 앞으로 더 중요한 능력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