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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뚜로 빼뚜로 Aug 18. 2021

동성애 청소년을 치료하는 교회 수련회

영화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2018> 리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녀가 자라주지 않는 것 같을 때, 양육자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영화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2018>은 제목부터 '잘못된 교육'이다. 도대체 주인공 카메론 포스트가 받은 교육이 무엇이길래 제목부터 '잘못되었다'는 선언을 붙이고 시작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제대로 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영화가 끝나고 나면 얻어낼 수 있을까.


영화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2018> 포스터(아담, 제인, 카메론)


정상과 비정상

카메론은 댄스파티에서 빠져나와 차에서 콜리와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데, 이내 카메론의 남자 친구에게 발각되고 만다. 카메론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 이모가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모는 카메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기독교 시설에 보내기로 한다. 카메론의 나이는 악에 빠지기 쉬운 나이기 때문에 '한 번만', '조금만 더'라는 여지를 주면서 점점 악에 더 사로잡히게 될 수 있으니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하여 교정이 필요하다. 이모는 정상의 범위를 벗어나 어른들에게 걱정만 끼치는 카메론의 문제를 혼자 감당하는 것이 어려웠고, 비정상으로 판정된 카메론은 선택권이 없었다.


콜리와 카메론


의식과 무의식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동성애 문제를 떨쳐내기 위해 이것이 잘못된 관념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드러난 빙산이 의식, 드러나지 않은 거대한 빙산을 무의식이라고 보았다. 무의식 속에는 우리의 생각이나 기억 또는 감정 등이 저장되어 있는데, 그것을 헤집어 동성애와 비슷한 것을 찾아낸다. 학생들은 의식과 무의식의 빙하 그림에 내면의 문제를 찾아 빈칸을 채우며 동성애는 우정의 다른 모양이거나 육상선수와 같이 적극적인 신체활동으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 등으로 억지 결론을 내어 끼워 맞춘다. 만약에 그것이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성애로 판명되면 나 자신을 미워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카메론


동성애와 이성애

카메론의 이모는 카메론에게 '언젠가 네 가족을 가지고 싶지 않니?'라고 눈물을 흘리며 묻는다. 부모님을 모두 잃은 카메론의 근본적인 외로움은 미국 성조기와 기독교의 복음 아래 남편과 아이로 구성된 온전한 가족을 만들어야 극복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방법으로 가족을 이루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동성애 청소년을 치료하는 시설인 '하나님의 언약'은 입소한 학생들에게 너는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강압적으로 주입한다. 시설의 지도자는 마시 박사와 릭 목사인데, 이들은 남매 관계이다. 릭 목사는 마시 박사가 동성애에서 이성애로 이끌어 교정에 성공한 살아있는 증거이다. 이것은 학부모들에게 내 아이도 이 곳에서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기능한다.

집에 가고 싶지만 갇혀있는 카메론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2018>은 에밀리 M. 댄포스의 소설 <사라지지 않는 여름>이 원작이며, 34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미국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였다. 마크의 자살시도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는 카메론은 '자신을 미워하도록 훈련하는 과정이라면 정서적 학대가 맞잖아요'라고 말한다. 정상과 비정상, 의식과 무의식, 동성애와 이성애의 이분법으로 재단하며 억압하는 것도 학대다. 학대를 받고 있지만, 그다음으로 갈 곳이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언약'에 입소 동의한 학생들은 사실상 버림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몰래 대마초를 피우며 우정을 쌓은 아담, 제인, 카메론은 의식과 무의식을 구분하며 적은 빙하 종이를 태워버리고 '하나님의 언약'을 깨버린다. 트럭 뒤에서 관객을 정면으로 오랫동안 응시하는 이들은 식사 시간에 맞추어 밥을 먹지 못할 수도 있고, 안전한 잠자리를 찾는데 여러 날이 걸릴지도 모른다. 이들의 정체성은 카메론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흔들린 폴라로이드 사진과 같다.  어른들이 제공한 '잘못된 교육' 속에서도 자기들끼리 '제대로 된 교육'을 수료한 아담, 제인, 카메론을 응원한다.

[마태복음 10장 11절] 어떤 성이나 마을에 들어가든지 그중에 합당한 자를 찾아내어 너희가 떠나기까지 거기서 머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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