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삐삐 Jun 27. 2022

결혼식 말고 우정식 할래

다양한 식구들

정과 사랑의 구분이 어려운 나에게는 사회적으로 부르는 연인이라는 호칭에 육체적인 관계만 포함되는 것 같다는 생각한다. 주로 내 고민에 대해서 연인에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친구들과 더 많이 이야기했다. 정신적 지지는 친구들에게 더 얻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이 아닌 깊은 우정을 축하하고 싶다. 결혼식도 비혼 선언식도 아닌 우정식을 하고 싶다. 검은 타투 파란색 될 때까지 홀홀 같이 늙어가고 싶다. 


우정식에는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청바지와 청재켓, 10홀짜리 비건 워커를 매치해서 입고, 서로에게 반지가 아닌 같이 쓸 좋은 가구를 선물해주는 증정식을 성대하게 치러보고 싶다. 우정 앨범도 한번 날 잡고 출사를 나가보고 싶다. 그 자리에 두 명이 아닌 여러 명이 서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과 주기적으로 가족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앨범에 유치하게 걸어둬 보고도 싶다. 그 사진을 타투 많은 할머니가 되어 다 같이 펴보며 홀홀홀 웃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선을 넘는 식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