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혼이다.
책임질 가정은 없지만 노후 대비가 되지 않은 부모님이 있고 다행히도 자기 앞가림은 잘 하는 동생이 있다.
자가는 없고 재산은 일한 년수와 연봉에 비해 많지 않다. 재테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늘 의아하다.
다들 어떻게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육아를 하면서 일과 공부, 재테크를 병행하는 걸까?
이렇게 숨만 쉬며 일과 연애를 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라치면 또다시 우울이 밀려온다. 나는 지금 내 나이와 경력에 맞지 않는 인간인 것 같아서.
그럴 때면 생각을 전환시키려 노력한다. 그러니까, 숨만 쉬기도 버거운데, 그토록 적응하지도 못하는 공간과 일을 붙잡고 십년을 넘게 애를 쓰고 있는 건가, 꽤 애쓴다, 하고.
타인에 대한 지나친 연민과 동정은 실례, 때로는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거라는 걸 이전엔 몰랐다. 내 기준에는 이렇게 혼자 일하고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버거우니 그 이상의 것들을 해내는 그들이 너무나 대단해서, 나처럼 혹은 나보다 더 힘이 부치지 않을까 싶어 과한 연민을 더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들은 그저 그들의 몫을 해내며 살아가는 것 뿐, 연민과 동정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아주 늦게 깨달았다. 나는 나의 필터와 좁은 시야로 세상을 그렇게밖에 해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생각한다.
어떻게 다들 견디는 걸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