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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영낭자 Jan 01. 2016

사고가 난 날, 무사함에 감사

오늘도, 고마워요

제목을 써놓고 보니 아이러니하다. 

사고가 났는데, 무사함이라니. 

그런데 정말 그랬다. 

우리 가족 모두 사고를 당했지만 모두 괜찮았으니까.


12월 31일 저녁.

새로 오픈한 지인의 가게에 가던 길이었다.  

술 한 잔 할 요량으로 차를 두고 지인의 차를 얻어타고 갔는데

도로 한복판에 삼각대도 설치하지 않고 무개념으로 서 있던 차 때문에 

우리 차가 급정거를 했고, 1초 뒤에 무슨 폭발음처럼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온몸이 흔들리는 충격을 받았다. 

택시가 우리 차를 제대로 박은 거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렇게 큰 충격은 처음이었다. 

이런 게 바로 말로만 듣던 교통사고라는 거구나...! 


아이들...! 우리 아이들은 괜찮나?!

뒷좌석엔 모두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 차마 돌아보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벌벌 떨면서 뒤를 돌아보니... 

카시트에 안전벨트를 착용한 채 곤히 잠들어있던 아이들은 다행히 울지도 않고 

무슨 일인가 눈만 끔벅거리고 있었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어른들이야 그렇다 쳐도 아이들이 다쳤더라면... 

나는 앞에 무개념으로 서 있던 사고유발차와 택시를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교통사고를 직접 겪어보니... 그동안 무사고로 다녔던 게 새삼 감사하다


"와아~ 경찰차다! 경찰 아저씨다~!"

찬바람이 부는 그 사고 도로에 서서 아이들은 출동한 경찰차를 보며 신나했다. 

이 와중에도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참 다행이다. 차는 폐차 직전의 모습으로 찌그러졌지만 우리 모두 무사하니...

다시 한번 안전밸트는 생명벨트라는 걸 실감한다. 

아이가 심하게 칭얼댈 때마다 가끔 내 무릎에 앉혀서 태우고 갔었는데, 

그게 얼마나 위험한 짓이었는지 사고를 통해 절실히 깨달았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부터 엄마가 잔소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안전밸트를 맬 거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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