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동화) 3장. 크리스마스 전날 밤, 안바다

어린이와 어른이(어른아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by 은혜은

Chapter 3. 크리스마스 전날 밤, 안바다



드디어 오늘 밤이야. 내일이 크리스마스니까 이믿음은 오늘 밤에 산타가 있다는 증거를 찾아야 할 거야. 아직도 산타가 있다고 믿다니! 나는 산타가 없다는 걸 7살부터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 다시 생각나네.



같은 유치원에 다니던 친구가 말했지.


“산타는 없어.”


그 말에 깜짝 놀란 나는,


"산타 있어" 하고 버럭 소리쳤어. 해마다 선물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그 친구는,


"내가 선물을 놓고 가는 엄마를 봤어. 산타는 분명히 부모님이야."


하고 이죽거리며 말하는 거야. 믿을 수 없었지만, 믿기 싫었지만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또 좀 의심스러운 거야.


‘진짜 부모님이 주시는 거 아냐?’


마음속에 의심이 살며시 싹텄지. 그리고 며칠을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산타는 부모님인 것 같은 거야.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정확하게 알고, 내가 한 행동들도 잘 알고 있는 산타할아버지는 아무래도 좀 수상하잖아? 세상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다 안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마음속에 심어진 작은 싹이 뭉게뭉게 커다란 의심으로 부풀었어. 의심은 나날이 덩치를 키웠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 7살 크리스마스 전날 밤. 나는 보고 말았어.

그날, 부모님께 인사하고 침대에 누워 잠든 척하고 있었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눈만 꼭 감고 말이야.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사실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해.) 내 방문이 살며시 열리는 소리가 났어. 나는 아주 가느다랗게, 실보다 더 가느다랗게 눈을 떴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거든. 방안이 깜깜하니까 내가 실눈을 뜬 건 몰랐을 거야. 커다란 몸이 내 책상 쪽으로 움직이더니 작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어.


‘선물이다! 누굴까? 부모님? 산타할아버지?’


깜깜한데 너무 가늘게 눈을 떴더니 누군지 잘 모르겠는 거야. 그래서 커다란 몸이 돌아서 나가는 순간, 눈을 부릅 떴지. 음, 그리고 커다란 몸의 주인공을 알게 됐어.

바로, 아빠였어!

내가 깰까 봐 조심조심 문을 닫고 나가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는 내 눈이 마구 흔들렸지.



그때의 실망감이 다시 떠오르네. 역시, 산타는 없어. 이믿음은 절대 산타가 있다는 증거를 가져올 수 없을 거야. 그러고 보니 얼마 전부터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노래가 생각나네. 크리스마스 노래를 찾다가 발견한 건데 산타는 없다고 얘기하는 노래였어.

노래를 떠올리니 저절로 가사가 생각이 나.


제목 : 산타 없어


산타 없어. 산타 없어. 예! 예! 예!

왜 없을까. 왜 없을까? 요! 요! 요!

본 적 있니? 본 적 있니? 손들어 봐 봐!!

모두를 속이는 눈속임이라네. 이예~~!


(노래 도움말 : 본인이 아는 아무 멜로디에나 가사를 넣어서 따라 부르면 됩니다.)


내용은 짧았지만 굉장히 빠르고 정신없이 반복되는 랩을 들으며 그냥 웃긴 노래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소개된 도움말처럼 내가 아는 아무 노래에나 가사를 넣어서 따라 불렀지. 오! 다 잘 어울려! 그런데 한참을 따라서 흥얼거렸더니, 이상하게도 점점 산타는 없다는 확신이 생기는 거야. 두근두근. 가슴도 막 뛰고 말이야.

마음에 딱딱한 돌이 쌓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기분이 안 좋아져서 따라 부르는 걸 그만뒀지만, 아무튼 그런 노래가 퍼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


‘그래, 절대 증거를 가져올 수 없어!’


분명해. 분명 알고 있는데,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말하는 이믿음의 마음이 너무 단단해서 살짝 불안해지네. '음, 진짜 증거를 가져오는 건 아니겠지? 이번에도 분명 아빠가 산타야. 아빠가 확실한데…….'

진짜 산타가 올까 봐 살짝 걱정되는 이 마음은 또 뭘까? 만약 진짜 산타가 오면 좋아해야 하는 거야? 실망해야 하는 거야?


생각이 꼬리를 물자 잠이 오질 않아. 안 되겠어. 오늘밤에 아빠가 선물을 가져다 놓는 걸 확인해야겠어. 아빠라는 걸 확인하고 나면 잠이 올 것 같아.

기왕이면 사진도 찍어야지. 부모님이 선물을 주시는 거라는 증거를 나도 가져가는 거야. 이믿음이 찍 소리도 못하게 말이야. 음, 그러니까 오늘밤은 아주 긴 밤이 될 것 같아.


불 꺼진 안바다네 집은 회색빛이 일렁거리는 깜깜한 어둠이야. 그저 은은한 달빛이 찾아들어 고민하는 바다를 지켜보고만 있었지.



<Chapter 4. 이 시간, 산타마을 1>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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