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동화) 4장. 이 시간, 산타마을1

어린이와 어른이(어른아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by 은혜은

Chapter 4. 이 시간, 산타마을 1.



하늘까지 닿을 듯 키가 큰 전나무가 하얀 눈꽃을 뒤집어쓰고 요정가루를 뿌린 것처럼 반짝이고 있어. 산타마을의 모든 나무들이 크리스마스 전 날을 기뻐하는 것처럼 빛나고 있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대장요정 키티는 그 풍경을 감상할 수 없을 만큼 바빠. 평소에는 산타우체국 소속으로 전 세계에서 오는 아이들의 편지를 분류하고 소원을 저장하는 일을 담당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바로 내일이 크리스마스거든. 그 말은 오늘 밤이 지나기 전에 모든 선물을 분류하고 나눠주는 일이 끝나야 한다는 말이지. 오늘을 위해 일 년 동안 열심히 일한 산타마을 요정들이 모두 선물 분류소에 모여 있어.

대륙별로 분류된 선물들을 나라별로 나누고, 다시 각 도시별로 포장해서 썰매에 싣는 곳이지.


키티는 서둘러 뾰족한 빨간 지붕의 오두막집 문을 열고 들어갔어. 작고 평범한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한발 들어서니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넓은 공간이 펼쳐졌지. 높은 천장부터 바닥까지 수백 갈래의 미끄럼틀이 서로 겹치지 않게 다리를 뻗고 있어. 그 다리 끝엔 루돌프가 끌고 갈 썰매들이 놓여 있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 선물들은 저절로 썰매 위에 있는 선물 주머니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 신기하게도 선물이 수십, 수백 개가 들어가도 선물주머니 크기는 변함이 없어. 그저 입구가 저절로 열렸다 닫혔다 반복하며 선물들을 삼키고 있지. 각각의 미끄럼틀 위에서 선물을 포장해 내려 보내고 있던 요정들이 키티를 보고 손을 흔들었어.


“키티, 늦었네.”


그 말에 종일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빴던 키티가 힘 빠진 웃음을 지었어.


“응, 늦었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날이잖아.”


키티의 말에 선물을 포장하던 요정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는 말이 딱 맞는 날이거든. 일 년 중에 가장 바쁜 날이자 산타마을이 존재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날이지. 요정들 모두 선물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서 무한 에너지를 받고 있지만 정신없는 건 사실이니까.

아이들에게 배달될 선물들이 썰매에 잘 실리는 것을 보고 한숨 돌리는 순간이었어. 천장에 높이 매달린 고깔 모양의 빨간 종이 울리기 시작했어. 딸랑딸랑.

종소리에 키티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어. 이 종은 산타가 부르는 신호야. 키티는 다시 걸음을 돌려 바쁘게 걸어 나갔어. 그런 키티에게 한 요정이 말했지.


“키티, 가는 거야? 99번 순록이 기운이 좀 없던데.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


또 다른 요정도 말했어.


“15번 썰매에 있는 선물 주머니가 벌어지는 타이밍이 안 맞아. 선물이 도착하기 전에 벌어졌다가 선물이 도착하면 닫힌다고! 손 좀 봐줘.”


모두들 키티를 기다렸다는 듯이 도움을 요청했어.


“응, 알았어. 하지만 먼저 산타께 다녀올게.”


큰 소리로 말한 키티는 서둘러 문을 나섰어.



<Chapter 4. 이 시간, 산타마을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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