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

우물을 넓히는 데 필요한 것

by 은혜은

: 우물 속에서 올려다본 세상은 참 다채롭다.

후드득후드득 비가 내리고, 폴폴 눈도 날린다. 휘이잉 거센소리 동반한 바람도 들어오고 쨍한 햇살도 기웃거린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이 쏟아진다. 단맛, 짠맛, 매운맛, 신맛. 골고루 맛보느라 매일이 바쁘다.


: 물론 가끔 궁금하긴 하다. 저 너머엔 뭐가 있을까?

저 비는 어디서 왔을까? 저 바람은 소리만큼 매서울까? 저 밝은 햇살은 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까?

그렇게 슴벅이며 올려다보는 둥근 하늘에 가끔 예기치 못한 어떤 것들이 나타나면 흠칫 놀라 움츠러든다.

번쩍이며 번개가 치거나 내 몸 반만 한 크기의 우박이 떨어질거나 할 때.

하지만 움츠러든 크기만큼 궁금증도 따라 올라온다. 따끔함에 정신 못 차리고 눈물, 콧물 흘리다가도 흘끗흘끗 위를 쳐다보게 된다.


: 안온하고 평화로운 내 세상에 들이닥친 이것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번개 치는 횟수만큼, 우박이 떨어지는 횟수만큼, 내 안에 꽁꽁 숨어있던


: 개구진 모험가의 본성이 꿈틀거린다.

궁금하지? 궁금하지? 나가보고 싶지 않아?

그래, 궁금해. 나가보고 싶네.


: 구부렸던 등을 추켜세우고 높이 점프할 수 있게 뒷다리 근육을 팽팽하게 긴장시킨다. 눈을 들어 울퉁불퉁 거친 우물 돌 표면을 훑으며 디딤돌이 될만한 곳을 찾아본다.

한 번에 뛰어오를 수 있을까? 아니, 아니! 불가능해.

하지만 뭐 어때. 한 번에 안되면 여러 번 시도하면 되지. 의지가 들어 찬 부리부리한 눈을 크게 뜬다.

그 눈에 박힌 심지가 빛나는 순간, 뒷다리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폴짝. 폴짝. 풀쩍!


: 리듬감 있게 뛰어오르는 소리 뒤로 '풍덩!' 물에 떨어지는 소리 끊이지 않지만 뭐 어떻냐고! 해보는 거지.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우물 속에서 살아간다. 그 우물이 좁든, 넓든 크게 상관은 없다.

하지만 내 우물이 좁게 느껴진다면, 더 넓은 세상이 궁금하다면, 뛰어봐야 하는 거다. 그대로 눈 감지 않고 뛰어오른다면 내 우물이 한 뼘씩 더 넓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과 노트를 들고 가방을 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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