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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창욱 May 10. 2016

유럽농업연수 5일차

사운드오브뮤직과 농촌민박

비교적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서 그런지 몸상태가 90프로까지는 올라왔다. 하지만 브런치를 쓸려니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엔 씻지도 못한채 연수단 버스에 올라타야했다.


버스 이동중에 원고 발행을 하려다 글을 한번 날려먹고 다시 쓰려니 베터리는 왕창 소비되는데다 눈앞의 천국같은 경관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만 그래도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한채 하나하나를 기록했다.


오늘 가이드는 박동수선생 사모님이 맡으셨는데 독일 사회에서 한국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한일 월드컵 당시 독일 관계자와 기자들이 한국방문을 앞두고 '개고기 안먹는다'는 푯말을 들고 한국에 방문하자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개를 먹는 야만인 한국인에 대한 반대정서기 강했는데 붉은 악마의 열정적인 응원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인해 독일내에서 크게 호의적으로 보도되며 새로운 이슈를 만들었다고 한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운영진은 큰 걱정이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 한국 붉은악마의 응원문화가 널리 알려진 뒤여서  혹시 독일 응원단에 대해 세계 각국들이 나치 군중집회식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냐에 대한 우려였다. 당시 축구스타 베켄바우어가 방한하여 붉은악마를 벤치마킹하고 이를 잘 적용하여 월드컵을 기점으로 통독후 주춤했던 독일 경제가 회복되었다고 한다.


한국 연수단 듣기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 일수 있겠지만 독일은 한국과 유사한 위치에 있었고 이를 극복하며 행복한 사회를 이룩한지라 특정한 일이 있을시에 한국사회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하는것같다.


독일은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경제성장후 자신감을 바탕으로 막대한 자금을 농촌복원, 도로 구축에 쏟아부으며 농업 4대발전 원칙 정하게 된다. 몇몇의 정치가가 독단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몇년 아니 몇십년의 토론과 합의과정을 통해 이를 진행하다보니 불만이나 부작용이 적고 성과또한 오래지않아 나타날수 있었다.

<독일농업의 4대원칙>


국가가 농업을 장려하고 막대한 보조를 하는데 대해 75년 국민여론 조사를 거쳤는데 국민 75프로가 농업 보조에 합의했고 10년뒤인 85년에도 80프로이상 동의하였다고 한다. 정부가 링밖에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농업중요성을 설득하고 국민에 홍보한 결과라는 점에서 농업을 대하는 독일 정부의 태도를 잘 알수 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국경을 오가며(국경에는 이를 지키는 사람도 표식도 없다) 최고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ramsau와 rossfeltpanoramastrasse 이다.

ramsau는 독일국경에 있는 작은 마을로 묘지가 있는 작은 교회, 맑은 시냇물과 '거룩한밤 고요한밤'을 지은 작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매년 수많은 미술과 학생들이 이 예쁜 산천마을을 스케치하러 찾는다고.


<ramsau 마을>


rossfeltpanoramastrasse는 영화 '사운드오브뮤직' 말미에 가족이 나치를 피해 산을 넘어가는 장면을 찍은 곳이라고. 알프스 대자연과 조화를 이룬 산촌마을의 소박함을 보고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오스트리아를 넘어오고는 아름답다는 말을 너무 많이 썼는데 이를 대체할 다른 말이 없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길이 없는 rossfeltpanoramastrasse>


다음으로 우린 유럽에서도 여행지로 가장 유명한 곳이자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배경이 되었던 도시, 인구 15만 잘츠부르크로 향했다. 소금산이라는 뜻으로 제후가 아니라 주교가 막대한 부를 이루고 다스렸던 곳으로 교회와 주변 도시 인프라가 굉장히 화려하고 또 아름다웠다.


미라벨궁전 정원을 지나 잘츠부르크 돔으로 가는 다리엔 수많은 여행객들이 사랑의 징표를 자물쇠로 걸어두었고 강변에는 벌써 일광욕 나온 사람들이 있었다.


잘츠부르크 돔은 6번이나 리모델링하였고 화려한 내부의 천장에는 예수님 수난기가 그려져 있었다. 잘츠부르크 중심. 오스트리아는 국토의 크기와는 다르게 합스부르크 왕가가유럽을 지배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고 도시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일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스트리아,독일인들의 초지관리>

모짜르트 생가와 세계적 지휘자 카랴얀, 물리학자 도플러가 살던 집을 차례로 구경한채 다시 여정에 올랐다. 독일, 오스트리아의

초지관리는 1년에 직접 적어도 2번이상 베거나 소를 방목한다고 한다. 다양한 동식물 보존을 위해 최소한으로 베지만 겨울에 눈사태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초지관리라고. 잡목이 자라서 눈에 쓸리면 토양이 훼손되고 곧바로 산사태로 직결되거나 경관을 망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를 키우기 위해 목초지를 관리하지만 국가 차원에선 '온 국토의 정원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농부인 것이다.

독일에선 마이바움이라 하여 5월 1일에 마을별로 나무를 세우게 되는데 옆마을이 잘 만드면 훔쳐다가 자신의 마을에 세우기도 한다고. 4월 30일날엔 가정집의 정원 의자등을 젊은 동네 청년들이 아무곳에나 옮겨놓는 전통이 아직까지 있다고 한가. 전통은 도시가 아니라 농촌에서 계승되기에 전통문화와 언어의 보전 및 전승의 역할까지 농촌이 하는 것이다.

우리 연수단은 아름다운 호수에 인접한 작은 마을 montsee 에 들러 잠시 교회와 광장을 구경하였다. 역시나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왔던 예쁘장한 곳이었다.


<wild kasser, 500년된 치즈농가>

오스트리아에선 낙농이 발전하여 치즈가 특히 유명하다. 알름(고산지 여름 방목)시기에 건초가 부족해 알프스에 소를 풀어놓는데 3개월간 소를 치고 우유도 먹고 치즈도 만들게 되는 이 것이 바로 알프케제(산에서 만든 치즈)다. 키로당 16유로, 1년간 묵혀서 먹을 때도 있는데 2년이상 지나면 딱딱해지고 호벨케제(대패치즈)라고 나중엔 대패로 밀어서 먹는다. 유럽에서 귀하게 대접하는 식품이다.

바쁜 일정을 마감하며 오스트리아의 'wild kasse'산을 브랜드로 한 치즈가공농가를 방문하였는데 500년된 건물에서 까망베르 치즈, 소시지, 햄을 판매하고 있었다.

직판장에는 티롤 농업통계도 홍보되고 있었는데 전업농부 32프로, 부업농부 58프로, 10프로 법인근무를 한다고 한다. 전업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가공, 농촌민박 운영등을 병행한다고.

식사를 간단히 한후 우리가 묵은 농가민박에서 주인가족과 이야기 나눌수 있는 좋은 시간이 있었다.


<오스트리아 농가 가족 인터뷰>

농업+민박의 수입은 반반 정도이고 민박은 25년 단골손님 있을정도로 단골이 많으며 쉴때는 1주일 이상 머무른다고. 딸이 둘인데 부모님 정년퇴직후에 농업과 민박을 물려받을 의사가있었다. 둘째딸은 농촌가정주부 학교를 다나고 있다고. 보통 11월,2-3월때 기후나빠 잠시 문을 닫고 눈올때, 방학시즌에, 여름 5월-9월이 성수기라고 한다.
초지 11헥타에 소 12마리 방목하는데 우윳값이 쿼터제였으나 제작년부터 없어지며 생산량 증가로 인해 우윳값이 떨어졌다. 1년 4만5천리터 생산하는데 우유는 성분값으로 판매한다. 유지방 4.1프로, 유단백 많아 치즈가 많이 생산되기에 리터당 보통28센트에 판매되는데 반해 이 농가는 유기농 목초우유여서 리터당 50센트에 판매된다고 한다. 얼추 계산해보니 우윳값만 3천만원 매출을 올리는 셈인데 가족이 쓰기에 부족하지도 많지도 않은 정도의 수입이라고. 1년 벌어서 먹고 살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이 오스트리아 농부의 마음이다.
이러다 보니 농민들 수입을 국가가 여러 방법으로 보조하게 되는데 보조금 종류가 다양하다. 고지대, 경사도, 교통조건등 인프라, 재배작물(초지는 인당 백헥터 가능해도 포도작물은 5헥터도 못함. 초지는 적고 과수는 많음), 환경부담 가지수, 조건불리일수록 많이준다. 아버지는 79년부터 결혼전에 부모님으로부터 농사를 물려받았고 곧 퇴직할 나이로 계산되었다.


농민도 필요한 교육을 평생받은 시스템이고 스스로 교육 신청하여 진행된다. 농업정책이 한번 정해지면 5년 동안은 흔들림없이 추진되기에 농사에 전념할수 있다. 현재 오스트리아 큰 마트 4개 중 호퍼마트에 우유납품중이다.


오스트리아 농업정책또한 독일과 유사하며  유럽연합 농업정책에서 따왔다. 농업목표, 1.국민에게 건강한 식품공급 2.생존기반 깨끗하게 보존 3.기후변화에 대응 4.아름다운경관보존.


오스트리아 농가 지붕아래에는 소와 사람이 함께 산다. 그 정도로 소와 친밀하며 애지중지 키운다.

농가인근의 교회엔 농민들의 묘지가 있는데 매일 부모 묘지를 찾아 관리하고 죽은 부모에게 이야기를 전해줄 정도로 삶과 죽음의 연결이 이어진다. 감동적인 것은 농부 묘비에는 항상 그들이 갈던 밭과 작물이 새겨져 있는데 그들은 농업과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자랑스러워 한다고. 절대 내 자식 농사시키지 않겠다는 우리 부모님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오스트리아 농촌 묘비>

연수를 하루하루 거듭할수록 참 생각이 많아진다. 어제는 연수단에 생일자가 있어 밤늦게 까지 토론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

농업과 농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천대를 받아왔는데 이제는 조금 변화가 있을까, 그 변화의 시기에 나또한 변화의 준비가 되었나 자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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