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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창욱 May 10. 2016

유럽농업연수 6일차

400년된 앙커농가와 농업직 공무원을 만나다

연수 중반을 넘어가니 일정이 화살같이 흘러간다. 벌써 오스트리아 일정이 끝이났고 우린 독일행 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다.

코스코스마다 5분도 지체할수 없을 정도로 빠듯한 일정을 진행하였는데 단체인 우리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황석중 박사님과 재단 직원분들이 더 힘드셨을 듯하다. 황박사님은 70살이 넘으셨음에도 열정적으로 통역하고 또 농업정책에 대해 설명하는가 하면 버스이동할때 심심할까봐 유머보따리도 하나하나씩 풀어내었다.

건강 비결이 무엇이냐 물어봤는데 별다른거 없다고 하셨지만 아마도 내 생각엔 항상 크게 웃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짧은 시간동안 환경재단에서 일하고 마을일을 하며는 동그라미재단에서 교육과 지원을 받았으며 대산농촌재단 연수에 선발되며 우리나라에 농업농촌분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영리재단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번 연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농업정책을 배우고 실제 농부를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옛 동독지역의 협동조합 사례와 지역발전협의회 운영, 오스트리아의 제빵, 민박, 치즈, 육가공 농가를 차례로 만났고 그들이 대대로 농촌을 지키는 이유를 알수 있었다.

이와는 별개이긴 하지만 독일 동독 지역이었던 동베를린과 드레스덴, 바이마르와 서독지역이었던 뉘렌베르크, 뮌헨을 거쳤고 오스트리아는 잘츠부르크와 티롤지역, 여러 곳을 방문하며 독일, 오스트리아에 대해 이해하려 하였다. 버스 이동 혹은 현장에서 가이드선생님의 역사, 문화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생각에 잠기었다. 독일이 두번의 대전에도 불구하고 혹은 통일의 재정지출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리더로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교육과 시민의식, 지역균형과 마이스터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에 대해선 찬찬히 정리해보는걸로 하고 하루 연수내용을 정리하겠다.


<kaissenhof-대대로 500년 농사를 이어온 앙카가문. 농민직판장에서 직접 기르고 가공한 육가공품을 팔고있다>

이틀간 정들었던 농가민박을 뒤로하고 오스트리아 티롤주의 농가 직판장을 방문하였다. 알아주는 치즈 직판장을 방문한터라 이번엔 어떨까 기대가 되었는데 1572년부터 농사를 지어온 앙커가문의 육가공 직판장이었다.

한집내에서 일반 사육, 비육(고기판매를 위해 가축을 살찌우기), 새끼사육(송아지 고기 판매), 육가공까지 겸하는 집이었는데 비육우 100마리가 있었다. 대부분 주변은 우유를 짜는 낙농인데 육류용 소만 키운다. 사료배합을 통해 비육하며 자급 사료 50프로이상이 농민 자격 조건인데 이 농가에선 100프로 자급한다.

육성단계에 있는 소는 4개월동안 산에 올라갔다 9월에 다시 내려오게 되는데 생고기로도 팔지만 육가공을 많이 한다. 일꾼을 별도 고용하지않고 가족이 가게,식당,농장운영까지 운영하고 있다. 치즈농장과 마찬가지로 아들과 여자친구까지 함께 일한다고. 치즈도 배워 기술자 수준이 되었지만 육가공 마이스터는 아니라고.

1986년 결혼하여 계속 업을 늘려오고 있는데 투자가 많이 들어가다보니 20-30년 상환, 농업기금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를 했다고 한다.

직판장 판매품은 일부 제품을 가져와서 본인 가공품과 함께 판매하는데 대형마트등에 도매는 안하고 동네 농가호텔등 단골집에 납품하고 있다고. 직접 생산품은 새끼를 내어 송아지 팔고, 소시지 햄을 만들고 치즈는 알프스 우유로 직접 만든다. 나머지 제품은 지역 농산물을 가져다 비치해서 팔고 있다.
농업고등학교 3년동안 학교에서 육가공 기술, 목수, 기계수리 등 모든 것을 배워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매년 4개월간 진행하는 고산지 목축은 알프스 목동에게 맡기게 되는데 알프스 목동은 동네의 소들을 맡아 소 한마리씩 가축비를 받고 소를 먹이며 치즈도 생산한다.

보유농지가 어마어마한데 영구초지 20헥터, 고산지 방목지 120헥터, 숲 20헥터(나무로 난방), 밭 2헥터(옥수수 재배로 비육우 먹임)라고. 아마도 이중 임대도 있을 것이다.
채소는 이웃농가에서 사서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다. 판매제품이 마트가격과 가격경쟁이 안되지만 비싸도 동네주민들은 이 곳에서 구입한다. 심지어 독일 뮌헨등 대도시 사람들이 70프로 사간다고.

30년 동안 자급비료를 생산하여 비료를 사본적이 없다. 소, 돼지 액비를 여름에 밭에 뿌린다. 마을 농업 전업인구가 100호에서 25호로 줄어들었는데 워낙에 농업수입이 적다보니 직업병행응 하게 된다고. 독일보다 땅임대료가 비싸서 1헥타당 천유로인데 기후가 비교적 따뜻하고 강이 흘러 채소재배가 가능하기에 그렇다고 한다.

보조금은 헥타당 500유로인데 후계자가 자꾸 줄어드는 이유는 농업 규모가 주는 데다가 주수입원인 우윳값이 너무 싸기 때문이다. 우윳값 하락에는 동유럽이 유럽연합에 들어오면서 막대한 양의 우유가 시장에 풀렸기 때문이다. 경제력이 높은 국가의 농부와 후계자들은 정부의 보조금과 각자의 재능에 맞는 가공, 민박등 부업을 찾고 있다.


<DR. Josef heimer 전 농업행정관을 만나 유럽연합 및 독일 농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농업변화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어떨까. 우린 독일 바이에른주의 독일 최고로 오래된 도시 캠텐에서 한 농업 퇴직 공무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그는 바이에른주 캠텐시 농업국 국장역임했다. 현재 유럽연합은 재정의 절반이 농업보조금일 정도로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붇고 있는데 최근에는 유럽농업보조금을 줄이고 농민 교육을 늘리자는 국민여론도 존재한다고 한다. 최근엔 특히 환경농업 보조금이 확대되는 추세다.

참고로 독일에선 농약사용시 영수증을 9년간 보관의무가 있으며 농약사용 자격증이 있어야 구입가능하다. 대략 1975년 기점으로 식량증산에서(생산량이 많아서 생기는 문제,재고부담) 환경농업쪽으로 국가농업의 방향이 이동한듯하다.


우윳값 폭락으로 동독 협동농장은 소를 없애고 밭농사로 전환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시장통합이 가져오게 되는 어려움인대 독일은 그전에 동서독 통합의 과정을 겪었기에 어려움을 먼저 접하였다.

처음엔 통일후 서독보다 훨씬 많은 토지를 가진 동독이기에 과연 서독농업이 경쟁력이 있나를 걱정했는데 실제는 아니었다고. 동독의 농장 경영능력(비효율적 운영, 과다한 노동력)과 기술등이 부족했다고. 동독 농사는 생산력이 많이 낮았는데 통일후 많이 향상되었다고.

넓은 인구와 토지가 시장에 포함되다보니 처음엔 고기가격이 떨어지는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동독에 서독 농기계를 판매하고 퇴직후 서독 농업직을 동독의 협동조합 운영 전문가로 고용하기도 했다.
수십년간 공산당이 장악하며 완벽하게 동독 농촌이 망한 상황이었다. 집, 산업, 도로등 기반이 많이 주저앉았는데 소득세를 천유로 벌면 오유로를 별도로 낼 정도로(통일세) 동독재건에 힘 썼다.
35만 소련군인이 동독에 주둔, 철수하면서 철수 비용을 받고도 동독 지역의 전구까지 빼서 갔다고 한다. 소련군은 통일이 되었음에도 92년까지 주둔하였고 그들 철수조건으로 1조 마르크 돈을 지불했다고 한다.

통일후 농업통합은 어찌되는가 궁금했는데 동독은 생산력증대를 목표로 하고 농민되기위한 제도또한 서독과 비슷하여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우유가 워낙에 싸지면서 우유와 유기농 우유 가격차가 6센트 차이에서 26센트차이로 커졌다고. 유기농전환은 최소 2년이 걸리는데 신청이 많아 이제 전환신청을 안받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그만큼 우유생산 농가들의 고민도 커지고 차별화하려는 노력또한 부단히 진행된다는 이야기다.

농가주도형 가공은 농민이 틈새시장 공략에 대해 관이 교육, 지도, 지원하고 있지만 대기업기준 위생기준에 문제생기면 증명을 생산자가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가축위생국에서 자주 점검을 하지만 동네에서 생산, 판매되는 가공품이 대다수다 보니 실제 가공에는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가족농 vs 기업농을 살펴보면 가족농은 면세, 기업농은 상품에 대해 19프로 부가세가 붙은데 구분 기준은 똥 뿌릴 토지가 없으면 기업농이라고. 예를들면 소만 키우면 기업농인 셈인데 이는 분뇨 처리에 대한 일종의 환경부담금이 아닐까 싶다.


기민당 vs  사민당의 시각차이가 농업분야에도 분명히 있는데  보수 기민당은 농업 보조금을 면적당 주자는 일반적인 지원을 얘기하는데 비해 사민당은 여성농민에 보조금 지원등 좀 더 차별화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인스부르크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시내를 구경했다. 발코니가 있는 황금지붕>

연수 틈틈이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시내탐방, 독일 남부 말농장민박집 방문, 에탈수도원 방문일정이 있어서 쉬기도 하고 여행기분도 느껴 나쁘지 않았다.


한국도 그렇지만 농업을 지키는 것은 결국엔 농부이고 농부는 가족을 이뤄 농촌을 지킨다. 그들은 자연유산, 문화유산의 계승자이기에 우리 국민들은 그들에게 지원을 아껴선 안된다.


<승마용 말을 키우고 민박을 운영하는 haflinger hof, 한 가족이 이를 모두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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