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농부를 만나기까지

꿀벌농부 시장조사1

by 홍창욱

처음 벌키우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떻게 하면 꿀벌 농부를 만나게 될까' 고민할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 양봉카페도 있지만 어차피 지역기반의 농업, 특히 제주에서는 이 섬안에서만 벌을 키우고 꿀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내게 꿀벌 농사를 가르쳐줄 수 있는 꿀벌 농부와 인연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때 창원 고향마을에 꿀벌 농부가 있었다. 원래부터 벌을 키우던 형은 아니었는데 청각장애가 있는지라 양봉을 부업으로 했던것같다. 농촌에선 꿀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우리동네 혹은 인근 마을에 꿀농부가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꿀은 기호식품이라기 보다는 동네 약방하나 없던 시절 목이 아플때나 피곤할때 먹는 일종의 상비약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목이 아픈데 꿀이 없을때 필자의 엄마는 설탕물을 펄펄 끓여서 드실 때도 있었다.

요즘 젊은 사람이 개인적으로 꿀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지 모르겠다. 워낙에 건강식품과 약품이 주위에 흔하고 대개 도시에 살다보니 꿀을 구매할 이유가 많이 않을 것이고 꿀농부를 만날 일은 더욱이 없을 것이다. 나는 농촌에서 일하고 또 농산물 판매일을 하다보니 꿀의 매입과 꿀벌 농부와의 만남이 필수였다.

그 이후 많은 꿀벌 농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최근의 일이다. 다수의 꿀농부들은 일을 시작한지 10년 이내의 초보농부였고 경력 30년을 넘은 농부들도 제법 있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벌을 키우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과 기술이 들것이며 생산되는 꿀의 양이 어느 정도인가였다. 일종의 시장조사인 셈인데 대면조사보다는 학술논문의 통계치를 보는 것이 좋을것같다. 논문의 통계를 정리할 기회가 있겠지만 나는 양봉에 적합한 사람인지, 내 적성에 맞는지를 아는게 중요했는데 이는 책이 알려줄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먼저 양봉 2세대였다가 1년 정도 부모님을 따라 양봉을 하다가 그만둔 동네형님을 만나 얘길 나누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왜 그만두게 되었는지도 내게 중요했다.

사실 경력이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양봉을 즐기며 또 정직하게 생산해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 형님말로는 아버님이 거의 매일 산으로 출근(?)하며 지난 30년을 벌을 키웠다고 한다. 자기만 열심히 하면 은퇴가 없는 직업이라 이 형님도 가업을 이으려고 하였으나 산에서 거의 혼자 일을 하다보니 여러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긴 형의 적성에 맞지않아 1년만에 그만두었다고. 아버님은 벌 200통을 키우며 다양한 꿀을 생산하고 있다.


형님의 말을 빌리자면 양봉을 하는 것은 10통이나 100통이나 거의 마찬가지로 공이 든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양봉이 곤충을 키우고 관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비슷한 공력이 들고 전업이 되어야했기에 많을때는 300통씩이나 벌을 키웠다고.


나는 어차피 아는 분이고 양봉을 배워야겠기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댓가로 기술을 전수받으려고 했으나.. 이미 그렇게 시작했다가 1년도 안되어 그만둔 사례가 있고 완전초짜는 요즘 안받는다는 얘기만 들었다. 아쉽게 뒤돌아 섰지만 어느 정도 기술이 되면 코치해주기로 약조를 받아두었다.


내게는 스승이 참 필요한데 기술과 경험은 책으로 배울수 없으며 그가 가진 기반과 네트워크또한 무시할수 없기 때문이다. 일종의 마이스터인셈인데 원조격인 독일에선 농업학교 3년 졸업후 견습자격이 주어진다. 정식대로라면 이론교육 수료후 실습을 해야하지만 나는 지금 병행중에 있다.


앞서도 밝혔지만 나는 1차산업, 그중에서도 임업에 관심이 많다. 양봉은 임업자원을 기반으로하며 부가적으로 곤충의 습성을 안다는 점에서 교육농장을 운영하고싶은 내게 매력적이다. 때에 따라선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함께 양봉을 키울수도 있고 협동하여 다양한 일을 할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양봉을 시작한 몇몇 분이 더 계시기에 조만간 인터뷰를 더해볼 생각이다. 그 중에 내용이 좋으면 글로 정리해보겠다.


내가 처음 만난 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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