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벌침에 쏘이다

오늘을 기억하며

by 홍창욱

엊그제는 소매안쪽으로 들어온 벌에 팔을 한방 맞았고 오늘은 머리를 포함한 온 몸에 서른방 정도 벌침을 맞았다.
엊그제 처음 맞았을때는 따끔하게 아프고 맞은 부위가 벌겋게 부어오르며 간지러웠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쏘인 벌침, 생활한복 소매로 벌이 들어왔다

급하게 나오느라 구멍이 뚫린 모자를 가지고 나온 것이 실수였는데 잠시 쉬며 모자를 벗는 순간 벌이 머릿속을 파고들며 쏘기시작하는데 5살 즈음에 엄마랑 나무하러 갔다가 땅벌에 무지막지하게 쏘인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 이후엔 온 몸 골고루 맞아주었는데 왼손 중지 손마디에 맞은 벌침은 처음 맞을때 따끔하게 아프더니 1분도 안되어 시원한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보통 벌침은 80마리 만원 정도에 인터넷 판매가 되고 있던데 의외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은듯하다.


침을 맞은후에는 가렵다는 것만 빼고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대부분은 얼음찜질하면 금방 풀린다고 한다.
오늘 새벽에 맞은 서른방은 주로 머리와 귀근처, 겨드랑이와 등뒤, 팔과 배근처에 집중되었는데 그 이유는 몸에 잘 드러붙는 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급하게 챙겨입은 옷이 하필 검은색에 달라붙은 옷이고 뻥뚫린 모자라니.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듯하여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오늘 급하게 나오느라 챙겨쓴 모자

보통 꿀을 내릴때는 하얀색 일체형 우주복 스타일의 옷을 떠올리는데 대부분 꿀벌농부는 챙이 넓은 모자에 망사로된 보자기를 뒤집어 쓰고 위아래 옷을 겹겹이 입는다. 보통 등산조끼와 위아래 옷의 틈을 가리는 가리개,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작업을 한다.


그에 비해 나의 복장은 한없이 자유로웠고 나는 벌의 침을 맞아주겠다는 의지를 벌들에게 그대로 드러내었으니.. 애꿎은 벌들이 피해를 입었고 반나절이 지난 나의 몸상태는 거의 떡실신 수준이 되었다.


아내가 걱정이 되어서 그만두면 안되냐고 했는데 나는 5살때 이미 벌침의 세계, 그것도 땅벌의 침을 경험했기에 어려움이 없다.

생각해보면 양봉에 관심을 가지는 초짜들이 입문을 포기하는 이유중에는 벌이 떼로 달려드는 붕붕소리와 따가운 벌침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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