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세번의 비행기를 타다
5월 3일.. 농업연수를 떠나는 전날부터 제주는 항공기 결항이 이어졌다. 총 연수경비가 인당 600만원이 소요되고 거금 180만원을 자비로 충당한 연수가 취소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하루 전날 김포갈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이제 운명으로 맡길수밖에 없다고 믿었는데.. 당일 아침은 결항이 2건밖에 없었고 평소와 달리 공항버스를 탄 나는 수속시간 마감에 칼맞춤하여 공항에 도착, 조짐이 좋았다. 비록 25분이 늦어지긴 했지만 김포로 출발했고 인천공항에선 1시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맞춰 탑승할수 있었다. 끝까지 로밍을 해야할까 고민하는 통에 휴대폰 보조배터리를 챙기지못했고(공항서 사려니 너무 비쌌다) 예스24에서 구입한 여행서적은 출발전날에도 도착하지 않아 계획이 일그러졌다.
그러함에도 기분이 참 묘했다. 지속가능한 농업이라.. 지난 5년 넘게 일해온 곳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농업연수를 떠나는 터라 생각이 복잡했다. 농업을 나의 전망으로 가져도 될까도 싶고 지난해 싱가폴 사회적연수처럼 큰 에너지를 얻을수 있을까도 싶고, 선진국 사례에서 국내 현실에 적용할 것이 없거나 다른이들에게 공유할 메시지가 부족하면 어쩌나.. 뭐 이런 생각으로 복잡했다. 하지만 이 연수가 내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길과 새로운 인연을 열어줄 것임은 틀림없을 것같다.
복잡한 마음가짐은 잠시, 비행기 타고나니 독일까지 10시간 비행과 도착해서도 다시 베를린까지 비행기로 이동해야했다. 두번의 기내식과 수많은 간식, 음료를 먹으며 내리 세편의 영화를 보고 연수책임자의 조언대로 잠을 늦추었다. 꾸역꾸역 날아가 현지시각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독일 금융도시라 하는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또 간단히 요기를 했다. 간단한 음식을 먹으려고 셔틀버스를 타고 B동으로 옮기는 것이 귀찮았지만 독일의 첫 인상은 1.깨끗하고 말끔한 느낌이라는 점,2.벤츠택시가 많다는 점, 3.자국기 옆에 유로깃발이 펄럭이더란 점이다.
결국 맥도널드에서 간단히 햄버그로 요기하는데 패티가 빵에서 얼굴을 내밀 정도로 크고 토마토 슬라이스도 2개.. 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맛도 똑같았다.
또다시 공항대기하여 에어베를린을 탔는데 너무 피곤하여 떡실신.. 베를린 호텔에 도착하니 침대가 솜처럼 부드럽고 편하다. 베를린베어와 베를린 장벽 한 컷이 호텔앞에 있는걸 보고 내가 독일, 그것도 수도인 베를린에 온 것을 실감할수 있었다.
내일이 연수 공식일정의 시작인데.. 잘 기록하고 배워야겠다!
<베를린공항에 펄럭이는 EU깃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