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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창욱 May 06. 2016

유럽농업연수 2일차

독일 협동조합 사례를 배우다

3일째 아침이 밝았다. 시차적응이 안되어 잠을 설치고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어제 못둘러봤던 드레스덴 시가지를 둘러보고 바로 메멘도르프 협동농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어린이날인데 독일에선 예수승천일, 휴일이고 10일후 성령강림일이라고. 더 중요한 건 아버지날이 오늘이란다. 어머니날은 한국과 똑같은 5월 8일. 한국에선 어버이날로 퉁치는데 아빠날이 따로 있다니 그 의미가 특별할듯 하다.

드레스덴은 미니프라하의 모습이라고 얘길한다는데 프라하가 예쁘다는 하니 엘베강을 따라 올라 가보고 싶어졌다. 오늘은 휴일이라 대부분 가족과함께 보내고 업무용 트럭은 다니지못한다고. 승객을 나르는 전세버스또한 저녁 특정시간 이후엔 세금을 내야한다고 하니 독일의 저녁보장은 아주 철저한것같다. 가족도 없이 악착같이 벌거나 짤리지 않으려면 퇴근이란 없다는 어떤 나라 이야기가 마치 딴 나라 얘기같다.

<드래스덴에서 본 엘베강>


서독출신 가이드샘과 연수 프로그램 기획자님이다보니 우리 일정중 동독일에 대한 사례탐방의 경우 약간의 편향적 '시선'을 엿볼수 있었는데 실제 그랬다고 해도 서독인이 바로보는 '편견'일수 있어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 예를 들자면 동독은 문화재 관리나 주택관리가 엉망이었다거나 협동농장의 경우 비효율적이어서 망할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들. 결과적으로 그렇게되었지만 서독입장에서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각설하고 통일후 드레스덴 성모교회 및 전적지를 있는 그대로 무너진채로 유지하여 가이드샘이 실망했다고하는데 통일후 5억유로들여 복원했다고 한다. 작센족은 용감하기로 유명한데도 몽골족 침공으로 게르만대이동때 영국까지 진출하여 유럽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엥글로잭슨족의 잭슨이 바로 작센족을 의미한다고. 게르만족은 용맹하여 중세에 용병으로 이용되었다고..

드래스덴은 여타 공업도시와 마찬가지로 80프로 전후 재건하여 옛 모습을 잃었는데 외곽은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현 인구는 60만에 이른다.

엘베강 유역의 젬퍼오페라하우스, 쯔빙거궁전과 궁중교회, 레지던트궁전까지.. 너무 아름다워 넋을 읽고 봤다. 타일로 붙인 작센군주들의 행렬은 1918년 사회혁명시 군주, 왕이 없어지며 그 맥이 끊겼는데 1517년에서 50년까지 종교개혁시 마틴루터를 보호한 프리드리히 바이제, 2명의 요한 제후의 얼굴을 볼수 있었다.


독일 역사 이야기 중에 마틴루터의 종교개혁이 근대 시발점으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또한 히틀러가 마틴루터의 유태인 인식과 발언을 사례로 유태인 탄압을 이끌어냈다고 하나 마틴루터 역할이 독일내에서 대단함을 알수 있었다.


<독일에서 아니 유럽에서 마틴루터의 존재는 크다. 성모교회앞 마틴루터 상앞에서>


그는 성경번역작업 진행하여 민중들이 읽게하여 교회개혁 진행했다. 1517년 95개조 반박문이 인쇄술 발전으로 확산되었고 이는 지배층에 반대하는 농민운동을 이끌어내고  향후 30년 종교전쟁의 원인이 되었다.

독일 역사이야기는 더 많은데 이만 줄이고 독일 역사에서 중요한 사람인 비스마르크에 대해 짧게 소개하겠다.
비스마르크는 독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근과 채찍 정책제안했다. 독일의 미래없는 불안함을 사회보장제도 도입을 통해 씻어내었는데 연금, 실업보험, 무상교육 제공이 바로 그것이다. 채찍으로 노동시간 강화인데 이를 통해 경제력이 급상승하며 유럽최강국이되었다.

두번의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라인강의 기적과 과거문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과와 반성으로 경제와 역사 모두 리더의 반열에 올라 지금에 이르게 된다.


<메멘도르프 협동조합 방문>

설명을 듣는 사이 메멘도르프 농장에 도착했다. 통독이후 바로 사업시작한 이 곳은 소를 직접 기르고 잡아서 가공하여 바로 판매한다고. 1년도축량 숫놈 175마리, 암놈 50마리. 송아지 300마리 고기로 판다고 한다. 소만 잡아 고기로 약 40억원 매출.

도시에서 직접 고기와 소시지 가공품을 사러 오기도 하고 농민장터에 트럭을 몰고 판매도 하고 인근엔 직접 배달도 한다고.. 고기삶아서 갈고 소시지만드는데 가공시 10배 부가가치를 얻는다고..

한국은 정부의 농업 계열화 정책으로 농장은 사육만 하게 하는데 이는 농부에게 이익을 주지못한다. 이익을 내는 가공, 판매, 유통을 해야 돈을 버는데 이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서 함께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우선은 규모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농장은 육우 2300마리, 젓소 1000마리를 기르고 사료와 경관, 판매를 위한 농업용지 1470헥타를 보유중인데 농지는 한군데모여있어 효율성이 높았다.

유채재배는 식용유용으로 쓰고 양봉을 겸하는데 지난해 1000키로 꿀채취를 했다고. 목초지는 윤작에 중요한 역할하는데 독일정부의 늘푸른원칙이 반영된 결과라고..

역시나 이 농장에서도 바이오가스가 어마어마한 수준인데 1년 330만키로와트 생산하며 어제 농장(약 520만 키로와트) 전력 생산량은 적었지만 순전히 액비로만 생산하여 정부지원 액비보너스까지 받고 있다고.. 180만유로(25억) 전력시설구축하였고 쓰다 남은 액비로 밭에 뿌리면 풀이잘자란다고.

어떻게 소를 키우고 사료를 먹이며 또 사료를 생산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거의 100프로 농장생산이며 유럽농장에 지엠오는 없다고..


몇가지 특이했던 것은 1.송아지고기 판매,2.관행 농업,3.효율화된 축산시스템,4.사육,도축,가공,판매,식당운영까지 모두 조합에서 한다는 사실이었다. 유기농 풀밭에서 한가하게 풀을 뜯어먹는 소를 상상했는데 현실은 좀 달랐다. 여기도 우윳값이 하도 내려서 송아지에게 직접 짠 우유를 먹일 정도라고..


독일은 농지가 넓어 사료용, 곡식용, 경관용등 다양한 토지이용이 가능한데 한국의 경우 벼농사를 짓고 볏집으로 소를 먹이다보니 논농사에 필요한 유기물이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비료를 주게되어 물과 토양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연수참가자분들이 모두 지역에서 큰 일을 하는 다양한 경력자의 농업종사자들이다 보니 육류소비를 줄이는 것이 대안이 아닐까하는 얘기도 하게되었다. 하지만 소비, 식생활은 지극히도 유통자본에 휩쓸리다보니 식생활개선의 수준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지역은 1년 450미리 강수량에 토양도 40점짜리인지라 어려운 상황에서 농업을 유지하지만 별도의 브랜드로 생산,유통,판매,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독일정부가 경쟁력 유무에 관계없이 지디피 1프로 밖에 안되는 농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바로 농업을 통해 삶의 생존기반을 보존하기 때문이다. 즉 1.맑은공기2.맑은물3.깨끗한토양을 유지하며 이 모든 농업정책은 그것에 기반해 있다고 하니 농지없애서 공장세우는 어떤 나라들과 많이 다르지 않을까.
농장 운영에 특이한 점 한가지는 다양한 동식물 보존을 위해 전체 토양중 2프로(9천평, 밭주위에 초지)를 배정하여 이를 지킨다고.. 별도 보조금이 있겠지만 자연을 위한 배려라는 부분이 돋보였다.


조합운영은 140농가. 조합원 자산은 평균 16.4두 정도 라고. 가공육 직판장은 3곳인데 연매출액이 280만 유로. 농민장터 판매액이 55만 유로라고. 매일 400명분 식사를 어린이집, 양로원에 제공하여 부가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직원 74명,실습생 16명이라 지역 고용효과가 있고 농고 출신 학생이 실습을 해야 농민자격증을 확보할수 있다고 한다. 조합원 가입비는 1구좌 520유로,최대  2600유로 가능한데 갈수록 조합원수는 나이가 들어 사망하여 줄고 출자수는 늘어나고 있다고. 배당액은 높은편. 최소 5프로이상 배당하며 1100만 유로 자본중 70프로가 자부담, 30프로가 은행빚이다. 돈벌면 운영기금으로 적립하고 퇴직금용으로 활용한다.


조합장은 "협동조합 형태가 가장 안전하고 바람직한 경영형태이다"라고 했다. 조합원 가입은 조합내에서 결정하여 함부로 못들어오는데 철저히 인근 50키로 이내에 살아야 받아주었다. 평균연령은 40세, 투표권은 조합원 1인 1표로 젊었다. 배당이외에 조합원에게 무상으로 고기와 햄을 나눠주기도 한다고.

<생산,가공,판매를 모두 한 곳에서>

협동조합에서 일하며 참 어려운 부분이 바로 조합원이 주인이 되어 참여하게 하는 일일텐데 메멘도르프 조합에서 사육 , 고기 및 육가공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두 진행하다보니 이익도 높고 노하우가 쌓이는데다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농업을 유지하게하여 조합을 지키는 든든한 힘이 되는것같다.

엄청난 규모의 토지와 기계, 시설장비도 중요하지만 협동이라는 가치를 지키고 지역을 아끼고 지킨다는 것이 제일 큰 재산이 아닐까.


<괴테와 쉴러의 문화도시, 바이마르>

두시간을 넘게 달려 괴테와 쉴러의 도시, 바이마르에 도착했다. 인구 6만 정도의 소박한 도시 바이마르, 아버지날이 겹쳐 그런지 휴일임에도 가게는 문을 다 닫고 아이들과 가족들은 조용한 일상을 즐겼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유지하면서도 지디피 4600불을 유지하며 성장하는 나라, 보수정권이 몇년내 원전폐지를 주장하고 농부가 바이오전력을 생산하여 이를 뒷밭침하는 나라.


독일의 매력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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