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농촌마을이 꿈꾸는 세상은
연수 4일차. 점점 시차에 적응하여 기상시간이 늦춰지고는 있지만 동시에 여행피로는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아까운 시간이고 여러 선생님들의 정성과 하나라도 더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에 고무되기도 한다.
독일연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얘기를 잠시나누고 연수내용을 정리하려 한다. 교보생명이 우리 농촌과 농업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창업주인 호를 따서 대산농촌재단을 만들었고 천명이 넘는 농업인을 매년 유럽으로 연수보내고 있다.
연수 프로그램도 프로그램이지만 연수에 도움주는 분들의 열정과 노고에 감동하곤 한다. 농촌진흥청에 근무하시다 은퇴하고 가끔 재단일을 도와주신다는 황석중 박사님. 칠순이 넘은 분인데 본인이 가장 즐거워하는 일이라 최선을 다해 통역하고 설명하고 또 우리를 이끌어준다.
가이드 역할과 문화연수시 소개를 해주는 박동수 선생은 독일 역사와 문화, 국민성등에 대해 학자를 능가할 정도로 많은 정보와 지식을 공유해주시는데 본인이 이민 2세이고 부모님이 파독 광부와 간호사이기에 더 우리와의 인연이 각별한 것같다.
오늘은 너무나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바이마르를 떠나 드디어 서독 도시 뉘렌베르크로 이동하였다. 그 중에 낙후된 농촌마을을 매력적인 마을로 탈바꿈시킨 마을만들기 협회를 방문했고 고속도로 휴게소 체험(?)도 하였다.
버스이동중엔 역시나 박동수 선생의 독일 이야기가 이어졌다. 박선생은 독일사람들과의 문화차이가 본인은 싫다고 했다. 부모님이 독일에 계셨지만 성인이 되고 군대제대후 독일행을 택한지라 적응에 어려움을 많이겪었다고. 한국은 인적관계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면 독일은 법과 계약우선이고 실수하면 바로 벌금이기에 독일의 전통과 문화가 잘 안맞았다고 한다.
독일 살아보니 어때? 라고 묻는다면..
남자에게 '네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결혼하여 아이낳고 전원주택에서 과일나무 키우고 살고싶다고 한다고. 너무나 소박한 꿈인데다 대다수 이해관계가 부딪히면 '나도살고 너도 살고..' 서로 양보하는 문화가 경쟁과열을 막아준다고 한다.
또한 어려운 외국사람들을 항상 도우려는 마음이라고. 최근 시리아 난민처우로 메르켈이 공격당하고 저소득층이 특정반이민 정당에 지지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지만 시리아난민 화보사진에 내가 그들을 돕겠다는 노란딱지가 무수히 붙을 정도로. '수용소 난민 도움, 자원봉사자 지원'으로 뜨거운 독일의 양면성이다.
흔히 독일하면 독일전차, 군단, 병정등 전쟁이미지와 결합시키는데 독일은 전쟁이미지를 이미 다 벗었다고. 유럽내에서도 지금은 위협이 없는 국민으로 인식된데는 독일의 인도주의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한국또한 60년대 파독 노동자로 도움많이 받았고 분단되었다는 이유 하나로 '형제의나라'로 봤다. 1964년 그 이유 하나로 2억5천만 마르크 차관을 주는가라면 경제모델과 시스템을 개발전의 한국에 조건없이 주었다. '라인강의 기적' 에어하트 장관이 총리될때 한국초빙을 했는데 독일경제모델 박대통령에 설명하녔고 한국이 답습하며 한강의 기적, 경제 5개년 계획을 정립했다. 이러한 설명을 독일 이민 2세대 분에게 듣고나니 훨씬 독일이 편하게 느껴졌다.
설명듣다보니 튀링엔주 농촌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마을과 주정부, 잘레홀츠란츠 지역개발협의회가 어떤 사회적 이슈를 위해 협력하고 또 실행했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을수 있었다.
이 마을 대표는 6년임기 마을 명예대표직을 4번이나 수행할 정도로 신망이 깊었으나 놀랍게도 베를린 출신이라고. 주로 외부에서 재생가능 에너지사례로 한국연수단, 베트남, 나미비아등 방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독일 남부의 농촌인 튀링엔 주에 1제곱키로미터에 거주인원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서 사람이 살도록 만드는것이 고민이었다고 한다. 지역자원은 고성, 질그릇, 농촌자연 경관이 뛰어나다고..
이전 협동조합 사례에도 소개되었듯이 독일 통합후 협동농장이 해산하며 많은 실업자가 양산되었다. 다수가 도시로 떠나며 동네 공동화현상, 고령화가 발생하고 나아가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원 고갈, 문화인프라 부족등의 문제가 이어졌다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질문은 "어떻게하면 농촌을 매력적으로 만들까?"였다고. 그러기위해선 지역의 좋은 여건들을 서로 연결하고 네트워크화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자금지원이 필요한데.. 지역내 주정부, 농민협회, 은행, 교회, 관광등이 협력하여 그룹화,(그것이 바로 RAG) 지역개발프로그램 조직을 만든 것이다.
특히, 농촌개발을위한 기금조성 후 자발적 의지를 키우는 리더 프로그램 가동이 중요했는데 이를 성공시키기 위한 조건으로 협회 구성원분은 다음 7가지를 꼽았다.
1.상향식 의사소통
2.지역내 리더형성
3.농업,관광등 다양한 분야협력
4.창의성
5.타지역, 국제협력
6.그물망 네트워크
7.지역특화 전략이 필요함
<성공적 리더의조건>
민주적인 소통과 다양한 세력간 협력으로비로소 리더그룹이 활성화될수 있었다고. 그들은 리더를 다음과 같이 정의내렸다.
"리더는 다양한 문제를 관리할수 있는 사람"
매력적인 농촌 마을만들기의 활동이력을 설명하였는데
- 1991년 리더프로그램 진행. 밀집, 보리집을 동물모양 만들어 판매.
- 지역농산물 직판체계 마련. 농가가 직접 판매. 직판장 운영
- 지역 공간을 후계자 교육시설로 이용
- 유휴 집단농장을 마을회관으로 만들어 활성화, 환갑잔치, 이벤트등으로 활용
- 바이오에너지 활용한 자립마을 형성
- 주민의견 수렴하여 주요 정책결정
- 에너지 자립 꽃피는 마을조성. 실피식물을 심으면 12년동안 활용가능, 에너지원 활용 silphie.
- 에너지제로하우스, '맨발집':태양광,퇴비저장, 여러나라 청년들이 이 집을 함께 만듬.
- 전기자전거로 지역여행 가능, 길 및 여행정보 제공
이렇게 다양한 노력을 했음에도 향후 인구 15프로 줄고 노령화 문제가 발생함을 지역별 인구증감추이 그래프로 알수 있었다.
더 나아가 살만한 농촌은 뭐냐?를 스스로 자문하게 되었는데
교통, 의료, 에너지, 지역발전, 교육시설이 중요하다고..
이 들은 주민참여 회의후 결정, 설문조사, 집단토론, 타지역 견학을 지속적으로 선순환시키며 실행해왔다고 한다.
특히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청년들의 장 마련인데 지역이 지속가능하려면 청년이 필요하고 교육공작시설이 필요하고 아이들에게 매력적인것이 필요하다고. 아이들 조직, 관심사를 마을내에 관철시켜야한다고.
학생들 편의를 위해 버스연결망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수립하여 버스운영비 정부보조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마을아이들 유치원>
설명이후에 찾아간 100명이 다니는 유치원등 교육환경, 자연환경이 눈에 띄었다. 2살이상 하루 3.5율,한달 135유로(약 18만원) 한 아이에게 지출하게 되는데 월 478유로를 주정부에서 아니에게 지원한다고. 군 예산중 30프로가 아이 유치원 교육에 들어간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지원이었다.
이 협회가 지속가능 마을 만들기 위해 제시한 4가지 목표는
1.삶의 질높이기:모든 연령에 만족감 높이기
2.자연 휴양공간
3.지속가능한 지역 산업육성
4.에너지자립
이었다.
놀라운 것이 6개마을 천명거주하는데 유치원, 초등학생이 100명씩 총 200명이 남었다고. 외지인을 받은게 아니라 지역 청년들이 낳은 아이라고 하니 이미 목표는 달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에너지자립 마을로도 유명한데 경지면적 3천헥타르. 집단농장을 협동조합화하고 주민 50명 모두 농부를 고용하고 있다고.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마을의 시간당 발전양은 250만키로와트, 키로와트당 20센트에 판매하고 가스를 식혀 주택가에서 발전, 지역난방을 하고 있다고 600만 유로로 광랜도 구축했다.
연수단 질의 사항인데
1.사업추진시 주민반대 유무
'난방비 낮게하고 지역에 자금들어오니까 반대없었음'
2.사업결과 인구얼마유입?
'사업비 지원받아 세금내고 그 세금을 또 재투자. 150만 유로 경제효과. 탄소저감'
인구감소억제거 목표인지 궁금하여 직접 질문한 내용이 다음과 같았는데 대답을 듣고 좀 놀랐다.
3. 유지가 목표? 유입이 목표?
'지역민이 여기에 남고 아이를 낳아 공동체 유지가 목표일뿐, 도시민 유치로 농촌 경관 훼손할 생각 없다'
<마을난방 보일러,어마어마하다>
참 소박하지만 그걸 또 잘 꾸려나가는 마을주민이란 생각이 들었다. 25년간 협동조합 운영 경험한 토대로 2009년에 지역협의회 구축, 운영해오고 바이오가스 발전기열로 농산물 건조& 유채기름 만들어 마을 트렉터 운전, 유채박은 사료로 먹인다고 하니 자원순환효과에 돈도 잘버는 마을이 되었다.
발전기 2종은 가스전용, 가스전용 + 디젤인데 전기생산량이 높다고.. 겨울이 길고 춥다보니 우드칩을 난방에 재활용한다고.
6개마을 지역난방을 위한 보일러시설은 85도 15000입방미터 물탱크가 2개로 바이오가스 + 팰릿으로 온도유지하고 남는 에너지는 인근 마을까지 보급한다고. 비상용 소형 기름보일러로 비상시 보완한다고 하니 독일인의 철두철미함에 혀를 내둘렀다.
마을만들기에는 역시나 스토리텔링이 가미되는데 1756년 하덴베르크가 영주문양을 보전, '과거역사를 잘 간직하고 그 역사에 살며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마을대표는 전했다. 문양의 색깔을 창문틀에 반영할 정도로 전통을 지킨다는 것이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우린 아름다운 산촌마을을 떠났다. 날이 기가막히게 좋았는데 독일속담에 '천사가 여행을 하면 하늘이 웃는다고'
오후에 이동한 서독 바이에른주는 키가 작고 소득수준 높으며 보수적이라고. 농촌관광이 유명한 곳이라 한다.
박동수 가이드샘이 가장 살고싶어하는 뉘렌베르크를 들렀는데 카이저부르크에서 내려다본 도시조망과 강가의 평화로운 오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밀맥주와 뉘렌베르크 소시지, 족발을 맛있게 먹으며 하루를 마감하였다.
알다시피 뉘렌베르크는 나치가 의회를 옮겨 외국인법 제정, 전후 몰락후엔 전범재판이 이뤄진 곳이다.
모든 것이 폐허가된 도시에 다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다시 일어났으니 독일인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천사가 여행을 하면 하늘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