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와 중랑구 두 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진 동부혁신교육지구. 보물 1호 동대문부터 동묘-신설동-제기동-청량리 등으로 이어지는 유서 깊은 인문환경을 보유한 동대문구와, 7호선의 용마산-면목-먹골 라인, 경춘선의 상봉-망우-신내 등으로 이어지는 중랑구의 풍성한 자연환경은 동부혁신교육지구 사업의 비옥한 토양이 되고 있다. 올해로 서울형혁신교육지구 3년차에 접어들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동대문혁신교육지구와, 2019년에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신생 중랑혁신교육지구는 서로 다른 환경적, 사업적 조건을 적극 활용하여 마을과 학교를 연계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활발하게 펼쳐가고 있다.
혁신교육지구 3년차의 안정성-동대문혁신교육지구
동대문구는 서울의 동부 중앙에 위치한 동부서울의 관문이다. 청량리역, 경동시장, 청과시장, 선농단, 배봉산 등의 오래된 명소들은 이곳이 옛날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자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 쉬는 문화도시의 명성을 쌓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지리적, 사회문화적 특성을 살려 동대문혁신교육지구는 “즐거운 학교, 참여하는 마을, 미래를 준비하는 동대문구!”를 운영비전으로 삼아 서울형혁신교육지구의 공통사업 외에도 다양한 지역특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동대문혁신교육지구 사업 가운데 학교-마을 연계 교육과정 운영 영역에는 11개의 사업이 포진되어 있다. 동대문구 전체 초중고의 90%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이 사업은 ‘학교선택제’라는 이름으로 연간 3억 이상의 예산이 배정되어 중학교 협력종합예술활동, 협력교사 지원, 우리고장 체험활동, 환경생태교육 프로그램, 지역대학과 함께 하는 마을결합형 학교 지원 등의 사업에 직접 지원되며 학교별 실정에 맞게 다양한 내용과 양상으로 전개해 나간다.
마을 자원을 교육에 활용하는 마을교육 공동체 운영 사업의 경우, 마을 자원을 활용한 교육 컨텐츠를 공모, 운영하는 마을 방과후 프로그램,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놀이 환경과 가족과 함께 하는 놀이마당을 운영하는 “와글와글 놀이터”, 책 읽는 마을 활성화를 위한 “책마을 동대문” 등의 대표 브랜드를 2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책마을 동대문”은 동대문구 관내의 마을 도서관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어 지역의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방과후 거점 공간을 제공한다. 단순한 공간제공 차원을 넘어 ‘도서관 지도’와 소책자를 배포하여 각 마을 도서관의 위치와 정보를 알려주고 방문객에게 스탬프를 찍어주는 등 놀이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학교로 찾아가는 도서관 공연활동으로 친근함을 더한다.
동부 청소년자치 네트워크의 이름, “모-이-자-go!"
동대문혁신교육지구는 청소년 자치활동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동부혁신교육지구 청소년 자치활동 브랜드인 “동대문 청소년 모-이-자-go!”는 삶의 주체로써 청소년이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함께 준비하고 실천하는데, 청소년 축제 준비를 주도하고 봉사활동이 필요한 지역의 기관을 대상으로 청소년이 직접 기획, 실천 가능한 봉사활동으로 자치능력을 향상해 나가고 있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비단 공부하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기에, 학교 밖의 청소년 또는 학업 중단 위기의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동대문혁신교육지구의 ‘다같이 다가치’ 사업은 이런 취지를 살린 아웃 리치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에 실시한 야간 안전망 홍보 캠페인의 경우, 늦은 밤거리를 헤매는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 먹거리를 제공하고 잠시나마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마련되었다. 비록 일시적인 캠페인 성격이었지만, 학교를 벗어난 공간에서도 청소년들의 삶은 지속되는 만큼 앞으로도 확대될 필요성이 충분해 보인다.
신생의 에너지로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중랑혁신교육지구
중랑은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초창기부터 사업 참여를 갈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치구의 내의 복잡한 사정으로 인하여 참여가 유보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마을결합형학교 운영, 주민참여 예산제 등과 같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꾸준히함께 해 왔고, 올해 첫 출발에도 불구하고 안정감 있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중랑의 민관학 거버넌스는 40여개의 마을단체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중랑 마을넷’이 민의 중심이 되는 한편, 동부교육지원청과 중랑구청의 적극적인 사업 기획과 추진으로 타 혁신지구 사업을 적극 벤치마킹하여 효율적이고도 경제성 있는 길을 찾아가고 있다.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어린이 청소년이 행복한 교육도시 중랑”이라는 비전에서 읽을 수 있듯이, 중랑혁신교육지구는 어린이 청소년 관련 사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는 어린이 청소년 인구 비중이 높은데 비해, 대학 진학 결과나 교육여건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그렇지만 단순히 대입 성과만을 겨냥하기 보다는 청소년들에게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교의 자치활동이 일부 임원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중랑혁신교육지구의 자치활동은 지역에서 살고 있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하고 참여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민관학 거버넌스 관계자와 자치구 및 교육지원청의 사업 담당자들은 학생들이 구상한 사업들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행 재정적 지원을 실시하되, 학생들의 주도성을 충분히 보장하고 뒷받침한다는 원칙을 놓치지 않는다.
중랑의 청소년 자치 네트워크인 ‘중랑 청소년 모-이-자-go!’는 첫 출범부터 매달 원탁토론을 하고 싶다고 요청하였다. 청소년 원탁은 중랑 청소년 자치의 대표적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데, 때로는 구청의 가장 넓은 회의공간인 기획상황실에서 회의를 하는가 하면, 지역의 작은 공간을 빌어 청소년 축제 준비를 위해 매주 모이기도 한다. 물론 초기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지원한다”는 모토가 사업 방향설정을 힘들게 한 면도 있었지만, 스스로 움직이도록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컨설팅, 타 자치구 사례 소개,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아카데미 등의 기획을 꾸준히 해 나가면서 크고 작은 성공 경험을 쌓고 있다.
동부의 역량을 강화하라-마을 강사 연수 과정과 “꿈마을 지도”
사업 첫해인 만큼, 중랑혁신교육지구의 여러 사업들은 주체들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마을 기관들과 학교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인 더불어 교실 강사 연수과정이나 초3 대상의 마을탐방 프로그램 운영 강사 연수 등은 프로그램 소개 차원에서 한 걸음 나아가 혁신교육지구 사업 배경이나 학생 발달 및 인권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연 인원 100명 이상이 수강한 마을 인적 자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그런가 하면 지역 주민들에게 혁신교육지구의 출범을 알리기 위한 일관성 있는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홍보 TF를 구성한다거나, 마을의 물적 자원의 소재와 현황을 알리고 손쉬운 접근을 위해 웹페이지와 연동한 “우리 아이 꿈마을 지도”를 제작 보급하는 등 동부혁신교육지구는 그간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준비하면서 내년도 사업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