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버티기
나는 쉽게 임신이 된 편은 아니다.
두 번의 유산이 있었고, 난임판정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나팔관 조영술도 받았다.
아직은 임신 중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몸이 이렇게나 아픈걸 보면 임신은 임신인 것 같다.
몸이 이렇게나 아프고 무기력할 줄이야.
무엇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일이다.
인사노무 전문가로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또는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근로자가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었다.
회사에서는 회사대로 임신한 직원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어떻게 해결하고 휴직 시기와 기간을 근로자와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그리고 그게 법에 저촉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고민을, 근로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후 돌아온 회사에 마땅한 본인의 자리가 없다는 것 그리고 육아휴직을 사용하자 사직을 권고하는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지 등에 대한 고민을... 나는 많이 들었고 많이 자문했었다.
그 때마다 법 테두리 안에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곤 했었는데, 나의 고민 앞에서는 어떠한 해결책이 나오질 않는다.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자리 (대표는 법적으로 육아휴직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
종기가 명확하지 않은 일의 특성,
내 책임으로 일을 완수해야 한다는 것,
업무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싶지 않은 마음...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힘들게 된 임신인 만큼 심신의 안정을 위하여 지금 당장이라도 모든 일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이런 나약한 나의 마음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버티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을, 또 다른 나의 인생의 스테이지에서도 느끼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