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글이 보고싶다는 둥, 글을 못 본지 얼마 되었다는 둥, 구독자가 늘었으니 새글 알림을 하라는 둥 ... 브런치 종소리가 울려도 지조와 절개를앞잡이 삼아 4개월을 버텼다.
그간 인사발령, 이사, 출간계약, 초고, 퇴고, 강연, 자기계발 프로그램, 프로필 촬영 등등에 한 눈 팔았다. 일에 파묻혀 브런치에 발길이 뜸했다기보다는 내가 이 플랫폼에 맞는 인간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막말로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 먹으니 아점의 여운과 향기는 고사하고 브런치카페라는 곳도 세대차이 만큼이나 다른 세상이니 누군가를 감동시키는 작업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람들 감성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공감 어린 글도 잘 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밥그릇 다박다박 챙기느라 브런치 글도 많이 접하지는 않았지만 이 곳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분위기 글이 많고 목마름이 많기에 또 그런 것도 같다(내가 읽어도 위로가 되니).
이런 마당에 '어느 별에서 왔니' 분위기인 내가 '보편성(星)'에서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 싶었다. 여리여리, 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독서모임에서도 "센 언니"로 소개 받은 내가,독자의 마음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브런치북에도 딱 한 번 응모해 보았는데 '주제'도 비슷한 분야가 별로 없었다. 말하고 싶은대로 글을 쓰는 게 글쓰기가 아니라는 '주제'파악 상을 받았다. 떨어져서 하는 말... 인 뒤끝 파편도... 없지는 않다. 없는 살림에 빚 내서 물건 산 것마냥 번아웃 상황에서 쓴 글이라 '잘'과 '열심히'를 구별하지 못한 잿더미 결과인 셈.
지난 주말, 4개월이 흘러 브런치가 또 안부를 보냈다. 기간 설정의 전산 로직인 걸 뻔히 알면서, 브런치가 바짓가랑이를 잡아도 치마로 갈아 입겠노라 마음먹었으면서, 자꾸만 생각나는 건 왜일까.
하지 말라는 금지어가 들어가면 평소 생각도 안 하던 게 더 떠오르는 알고리즘에 걸려든 걸까. 브런치에 대한 미련일까. 많은 일 겪으며 공감 싹이 좀 자라난 걸까. 소통에 용기가 생겨난 걸까. 엄연히 걸려 있는 줄줄이 사탕 일들 제치고 날 이리로 무턱대고 끌고 온 이유란.
새해 첫 날도 아닌 평범한 월요일에, 그것도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새해 첫 날부터 써야지 했다면 1월1일 되서 구정이 진정한 새해이니 그때부터 쓸까, 라고 할 인간인 걸 브런치도 안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