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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Nov 08. 2023

목주름 좀 펼 수 없을까

30대 여성이 아이 셋 키우며 내게 던진 질문

 

몸소 깨달아야 입 뻥긋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이와 대화를 하더라도 함께 먹고, 함께 보고 체화 되어야만 말을 꺼낼 수 있다. 고3 아들처럼 똑같이 여러 과목으로 내 몸을 현재 굴리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나이 많고, 질병 많고, 자식 있고, 회사 다니고, 특출나지 않은 몸이라 그런지 주변에서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 모임에서 갱년기도 아닌 아기 낳은지 얼마 안 된 30대 여성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얼굴엔 주름이 별로 없는데 목엔 이렇게 두 줄이 선명하게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좀 펴질 수 있을까요?"


셋째 아이 낳은지 한 달 되어 육아휴직을 하니 거울 속 모습도 보였나보다. 그것도 눈에 거슬리는 곳만. 그 말을 듣고나니 최근에 회사에서 들은 말도 떠올랐다.


"어떻게 목 주름이 그리 없나요?"


내 자랑 같지만 연거푸 다른 장소 다른 사람에게 들었으니 목에 힘 좀 주고 여기에만 밝힌다. 젊었을 때 목이 이미 늙어버려 그게 유지된 건지, 그 분 시력이 좀 떨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목을 수년간 하는 루틴이 있어 목주름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다.   





1. 접히면 생기는 게 주름입니다.


이 말인즉슨 접히지 않으면 주름이 펴진다는 거죠. 우린 대부분 고개 숙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요. 그것도 거북목이나 일자목으로 숙이죠. 두 턱으로 숙인 것보다 이때 잔주름이 더 많이 가요. 수시로 목을 뒤로 펴는 신전 자세를 많이 해 주세요. 화장실 볼 일 보든, 밥을 먹든 간에요. 자린고비 시절엔 천장 보느라 목주름이 덜 간 건 아닌지 몰라요. 목 주름도 펴지지만 경추 C커브에도 좋고 우리 몸의 핵심 근육인 목구멍(성대, 갑상선 주변)도 자극해 심장과 뇌로 가는 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죠.



2. 얼굴과 목에 선을 긋지 마세요.


세수할 때나 화장품 바를 때 목도 얼굴이라 생각하고 똑같이 대해 줍니다. 비누칠 할 때 손가락과 손가락마디 모두 이용해 얼굴과 목을 문지르는데요. 양쪽 턱관절 문지를 때 곧장 연이어 목을 신전시킨 상태에서 수박 줄 긋듯이 벅벅 문질러요. 문지르다보면 흉쇄유돌근처럼 평소 결렸던 부분까지 풀리는 효과가 있어요(가끔은 때도 밀린답니다). 얼굴 크기가 목까지였다면 어쩔 뻔 했나요? 당연히 씻을 부분이었잖아요. 목도 얼굴이라는 점 알아차려 주세요.



3. 진정한 영양은 안을 바르는 거에요.


평소 화장은 스킨, 로션, 썬크림 3개만 하는데요. 제품은 올리브영에서 그 날 할인판매 하는 것만 쓰기에 목까지 손이 닿아도 큰 부담도 없어요. 어느 분은 얼굴엔 명품 화장품, 목에는 샘플이나 날짜 지난 화장품을 바른다 하더라고요. 목은 8파운드 머리를 떠받치고 있어요. 수많은 근육과 신경, 근막이 얼키고 설켜 오히려 우리가 떠받들어 모실 곳이에요. 얼굴색 좋아졌다는 말도 몸 속 깊은 곳이 터치 되었을 때 듣듯이 목도 내부를 마사지 해야 형태와 질감이 좋아집니다.



목 불편감 없으시다면 물고기 자세를 추천해요.

두 팔은 엉덩이 밑에 쏙 감춘다는 듯이 밀어 넣고 두 발은 몸쪽으로 발목을 당겨 호흡과 함께 내가 가능한 범위까지 목을 뒤로 제쳐 그 상태에서 목구성(성대) 자극 호흡을 합니다. 고정점은 두 팔꿈치와 발꿈치에요. 목근육과 등, 허리근육까지 퍼레이드로 자극되요.




질문한 사람의 동생도 함께 만났다. 자매라는 상징마냥 목주름 모양이 똑같았다. 두 달 전부터 물고기 자세를 꾸준히 하고 있다 했다. 과연 유전자와 세월의 흐름도 지울 수 있는 건지 이번 주말에 만나 확인해 볼 참이다.

목주름을 점검 도구로 활용해야겠다. 별거 아닌 일로 목에 주름 잡고 사는 건 아닌지 함께 돌아본다.


목이 그러하듯 몸도 내가 부린 대로 결이 난다. 지나온 흔적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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