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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Nov 13. 2023

수험생 엄마인 저도 수능 봅니다

시험 주간을 맞이한 각자도생, 동반성장 부모자녀


1. 자식만 수능 보게 할 순 없었습니다


전 이래라 저래라, 를 잘 못합니다. 자식이건 직원이건.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처지가 못 되서요. 그들 옆에서 마라톤을 함께 뛰는 건 할 줄 압니다. 아이가 학교 공부 할 때 저도 주말마다 학교를 다녔죠. 콘텐츠 코칭 스쿨. 아이는 11월16일에 수능을 보고, 전 11월19일에 콘텐츠를 발표합니다.



채점은 여러분에게 받겠습니다. 회사 보다 더 한 가치를 향해 갈지, 회사를 병행하고도 남을 사람인지 봐 주세요. 세상을 향한 저의 공표와 여러분의 응원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될 것 같습니다.




2. 자식은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듭니다


아이가 학원에 있을 때 이디야 커피숍에 아이를 기다리며 단백질바를 여러 개 사곤 했습니다. 혼자 홀짝대고 마신 게 미안해 당 떨어지면 씹으라고. 주말에 독서모임 찍고, 성당 기도모임 찍고, 이디야에 도착해 단백질바를 한 움큼 집었는데 신용카드를 집에 두고 온 거에요. 수능 날까지 4개를 꼭 사고 싶은데....


집까지 다녀올 수도 없고. 자식이 뭔지. 이디야 사장님 은행으로 계좌이체 했어요.     



3. 자식 앞에선 웃고 뒤에선 울었습니다


90점 넘은 국어 점수가 70점 대로 나왔어요. 예상대로 표정은 어둡고 먹는 양도 줄더군요.

나: 표정이 안 좋은데 이유가 뭐야?

아들: 시험 얼마 안 남은 이제 와서 알았다고 생각한 게 다 틀리니...

나: 시험 날 전에 당하니 얼마나 좋아. 땡큐지.

(갑자기 번진 왕여드름, 핏대 선 흉쇄유돌근과 후두근을 보고는)

나: 수능은 우주에서 바라본 너처럼 인생의 한 점일 뿐이야. 수능보다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공부를, 영인만의 특병한 방식으로 공부하길 바래. 진짜 원하는 공부 생기면 말해. 대학원에서 할 수도 있고 길은 많아.

(말 한마디에 얼굴 근육 풀리는 아이 모습, 엄마가 바쁠까봐 혼자 꾸역꾸역 지낸 건 아닌지, 안쓰러움에 뒤에서는 눈에서 소나기 내림)


'수' : 수료 이후

'능' : 능력 펼치는

수능 시험을 아이만 보게 할 순 없었어요.

살면서 시험에 들게 하는 순간은 얼마나 많나요.

어쩌면 인생은 누군가에게 콘텐츠를 베풀며 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 만의 콘텐츠가 있고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기에.


콘텐츠 코칭 스쿨 수료 발표회에 초대하게 된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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