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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Nov 04. 2023

비교 당하는 재미

성과 보고서 작성 달

인간은 '비교'와 함께 태어나는 존재인가 싶다. 남과의 비교 속에서 자란다. 남과 비교하지 말란 말도 숱하게 듣는다. 눈을 가진 이상 보이는 대로 '비교급'부터 찾게 된다. 


11월이다. 개인으로서는 하루하루가 성과이거늘 회사에서는 '11' 숫자가 등장하는 순간 '성과 보고서'가 연상 된다. 한 해 농작물을 주워 담아 전 년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성과 보고서의 핵심은 SWOT 분석과 PDCA 관점이다. 내부의 강점과 약점, 외부의 기회와 위협을 분석한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이나 올해 초에 계획한 걸 얼마나 실행하고 점검해 개선했느냐는 거다. 


* SWOT: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ies(기회), Threats(위협)

   PDCA: Plan(계획), Do(실행), Check(확인), Adjust(조정)


PDCA 관점에서 개선도를 명확하게 써야 하는데...

실적과 성과의 개선도가 부각 되어야 하는데...

지적사항도 조치한 걸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데...


헌데 이 모든 건 SWOT 환경 분석에서 비롯된다. 나를 둘러싼 환경을 제대로 알아야 개선이고 자시고, 가장 성공적인 BP(Best Practice)도 발굴 한다.


그렇다면 조직의 세포 단위인 나는 어떤가. 머릿속에서 전년치와의 비교 데이터가 낙엽 굴러가듯 했다. 전 보다 잘 살고 있는 건지, 지식은 성장 했는지, 지식은 지혜화 됐는지, 성격은 인격화 됐는지...


비교 가능한 확실한 툴(tool)을 고르기로 했다. 선정 지표는 다름 아닌 '몸'이다. 운동할 때도 일상에서도 늘 비교 하니 이젠 습관이 몸에 뱄다. 왼쪽 어깨를 움직였다면 움직이지 않았던 오른쪽과 비교한다. 오른쪽 고관절을 돌렸다면 돌리지 않은 왼쪽과 비교한다. 가벼움의 정도, 근육의 질감이 달라 비교할 맛 난다.


난 요즘 비교 당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내 안의 비교는 일과 삶의 활력은 물론 타인, 다른 부서, 다른 조직과의 경쟁에서도 벗어난다. 몸은 충분히 비교 하라고 감사하게도 데칼코마니다. 좌우, 위아래가.


비교 당하고도 남는, 비교 할수록 남는 장사인

나 자신의 성과를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11월이니.

경쟁상대는 오로지 내 심신이니.

경쟁시기는 오로지 지난 날이니.



* 비교 가능한 몸이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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