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자연과 더 가까워진다는데
난 어째 화면과 더 가까워지고 있다
컴퓨터 화면 그리고 휴대폰 화면
사람보다 쳐다보는 횟수가 늘었다
사진 편집 기능 중 '대비'란 게 있다
주인공은 뚜렷, 배경은 흐리멍덩 한
요즘 주인공은 흐리멍덩, 배경은 선명하다
수면? 나이? 화면? 범인 잡으려 애 썼다
시력 1.5인 시절을 내려놓지 못해서
변화된 몸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러던 중
104세 김형석 교수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나이 들면서 눈과 귀 중 선택하라면
귀를 택한다고
앞을 못 봐도 철학자나 시인이 되지만
듣지 못하는 사람 중에 사상가가 나온 적은 없다"고.
난 들입다 볼 생각만 했다
남의 말 들을 생각은 못했다
눈은 예전 같지 않지만
귀는 예전처럼 소머즈라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