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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May 26. 2024

[감동 한 방울] 거울신경세포

출퇴근 때 꼭 보는 사람이 있다. 어느 시간대고 어느 장소를 막론하고. 바로 휴대폰 화면 보며 걷는 사람이다. 두 손으로 보며 걷는 사람은 거의 없을 터이니 상상될 것이다. 45도 아래를 향한 고개. 스트레칭에서나 하면 좋은 대각선 시선.


그 모습을 지난 주에 마주했다.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며 걷던 내 모습이 보였다. 고개 각도가 선명하게 꽂혔다. 보는 것 만으로도 목이 경직됐다. 반대 손으로도 바꿔 쥔 건지 이왕 비뚤어진 거 공평했던 건지 모르겠다. 화면에 마음을 빼앗긴 상태였을 테니.


눈에 한 번 넣으니 내리 밟힌다. 오른손으로 보고 걷는 사람, 왼손으로 보고 걷는 사람. 내 눈이 스마트워치인 양 지난 한 주는 '왼손 안에 있소이다'가 압승이었다. 책도 왼쪽에 두고 보려나? 


고개 각도를 목격하지 않았다면 모를 뻔 했다. 화면에 정신 팔려 거북이 옆모습인 줄을. 그렇다고 양손으로 정면 보고 걸을 일은 더더욱 아니다. 세상 모두가 스승이라더니 '스마트폰 걷는 자'가 내겐 스승이다. 


회사에서도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가 작용한다. 누군가는 또 날 보고 그러할 테고. 돌고 도는 반면교사, 거울신경세포든 무슨 세포든 간에 세포가 살아있다는 건 이래저래 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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