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똑 똑'
아이 침대에서 나는 소리다. 깎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그새 자랐다. 잡초 솟아나듯 불쑥 올라온 손톱. 손톱이 초승달에 비유지만 아들 손틉은 어째 볼 적마다 반달이다.
"시간 참 빠르다"
내 손톱을 본다. 얼마 자라지 않았다. 내 심장 시계가 빠른 거였나? 아니었다. 노화로 인해 손톱 자라는 속도가 느려진단다. 매번 깎아주는 아이 손톱으로 가는 세월 가늠 할란다
톡 톡 톡
세수하고 물기를 닦지 않는다. 한마디로 얼굴엔 수건이 필요 없다. 마를 동안 다른 볼 일 본다. 요즘은 살짝만 움직여도 누가 내 스킨을 다 훔쳐간 것 같다. 얼굴에 알알이 붙은 물기가 금세 사라진다
"시간 참 빠르다"
얼굴 마르는 동안 사과 몇 개 주워 먹거나 외출복으로 후딱 변신도 했건만 왜 이리 시간이 빨리 가나...했는데 내 행동이 더 느려진 것일 수도. 굼뜬 몸짓이 시간에게 뒤집어 씌운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벌써 9월끝
이제 10월
시간 참 빠르다!
시간은 토끼 같아도
마음은 거북이 할란다
여우 같진 못 해도
곰 같은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