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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Oct 20. 2024

척추냐 고관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년 만에 만난 고관절전문센터 진단 치료 처방

"고관절이요. 짓눌리는 감정이 서려 있는 것 같아요"

작년 9월부터 요가를 했다. 소매틱 요가 수업에서 가장 불편한 곳을 포커싱 하는 시간이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난 이렇게 말했다. 힘겨운 과거가 왼쪽 고관절에 한 마을을 이루는 듯했다. 


별 게 다 1주년이다. 작년 10월, 왼쪽 고관절 통증은 본격화 되었다. 작년 7월, 오른쪽 인대가 파열되면서 왼쪽 다리는 깁스 한 오른 다리를 짊어지고 회사를 다녔다. 발 하나 우습게 볼 일이 아니었다. 운동에 두 손 두 발 꽁꽁 묶으니. 근력 운동과 멀어졌다. 그 틈 노리고 성과보고서다, 감사원 감사다, 부서 총괄 업무로 사무실 의자와는 가까워졌다. 


왼쪽 고관절 통증은 햄스트링으로 불이 붙었고 왼쪽 옆구리와 허리, 엉덩이까지 산불 번지듯 했다. 금년 6월까지 신년업무보고 계획 건들을 처리하며 왼쪽 턱주가리까지 아팠다. 금이 갈 곳은 마음인데 치아가 선수쳐서 쪼개지고 잇몸까지 무너졌다. 


고관절! 

말 꺼내놓고 뭔 놈의 서론이 이리 길으냐, 할 텐데 그만큼 고관절은 몸 전체를, 일상을 망가뜨리는 주범이란 걸 꼭 전하고 싶다. 또 한 번 길어질 과거력.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고 싶었다. 근무 시간 만큼이라도 버티고 싶었다. 하여...


집 근처 정형외과 의원을 다녔다.

골반이 틀어진 증상이라 도수치료를 받으라 했다.

도수치료 받는 중에만 골반 주변이 시원했다.


회사 근처 아쉬탕가 요가를 다녔다.

골반이 틀어져서 팔다리를 뻗는데 거울까지 없다.

고관절 통증은 더욱 극심해졌다.


회사 근처 자세교정 전문센터를 다녔다.

병원 운동치료 기구라는데 교정 하는 게 더 아팠다.

왼쪽 엉덩이, 햄스트링, 옆구리는 기억상실증 상태였다.


회사 근처 필라테스센터를 다녔다. 

천장관절증후군에 맞는 운동이라며 시킨 운동이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고관절 통증에 불을 지폈다. 


회사 근처 헬스장을 다녔다.

근력운동으로 통증이 잡혀 오후 시간은 버틸 만했다.

왼쪽이 모두 망가졌다는데 50분 안에 동작 몇 개 뿐.


회사 근처 재활의학과의원을 다녔다.

왼쪽 등의 염증으로 쓰리 쿠션 방사통이라고 했다.

신경차단술과 운동치료, 하루 지나면 도루묵이다. 


집 근처 지압원을 다녔다. 

고관절 주변근육을 모조리 풀어 아프면서 시원했다.

근육 유착을 의심하며 다음날 오전까진 버틸만 했다.


종합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았다.

척추 X-RAY 보며 협착으로 인한 통증이니 쉬라 했다.

세 번 만났지만 갈수록 쌘 신경병증 약만 처방 했다.


종합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찾았다.

고관절 아파죽겠다 하니 그럼 X-RAY만 보자 했다.

양쪽 대퇴골두 모양이 똑같은데 뭘 그러느냐 했다.


척추전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았다.

척추 MRI상 협착은 더 심해졌고 다른 척추에는 앞쪽으로 추간판탈출증이 있다고 했다. 걷기와 근력운동을 처방했지만 신경차단술과 진통제도 병행 했다.  


집 근처 필라테스 센터를 다녔다.

대퇴전방활주증후군, 천장관절증후군, 이상근증후군 증상이 복합적으로 다 왔다고 했다. 고관절 움직임을 신경쓰며 하던 대로 운동 했다. 


--------       질병 휴직      --------



의자에 장시간 앉을 수 없고 의자를 떠나서도 고관절 통증이 바퀴벌레 기어나오듯 했다. 아무리 소리쳐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난 고관절이 아픈데..."


사람이 예민해서 느끼는 건지, 정신이 이상한가 싶어 <마음챙김> 수업도 한 달 다니고 고전도 읽었다(책도, 밥도, 글도 서서 하는데 능숙해졌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고관절이 무너져 나타나는 파급 효과가 내 맘 알아주는 흑기사처럼 느껴졌다. 체크리스트나 질병명 소개는 내 소개 같았고. 책에 실린 운동요법을 모조리 따라 했다. 유난히 아픈 동작이 있고 도대체 어떤 운동을 하고 어떤 운동을 하면 안 되는지 담판을 지어야겠다.  


9월 초 건국대학교병원 고관절 전문센터 김태영 교수님을 만났다. 책 보고 찾아왔다고 하니 <EBS 귀하신 몸 - 고괄절 편>도 보라 했다(나보다 더 연세가 지긋한데 증상이 비슷해 자칭 충격). 

* 종합병원 의사에게 3차병원 의뢰서를 써 달라고 하니 쓴 내용에 '본인이 원하여' 글자가 들어가 있다. 



[ 고관절 통증 진단 ]


고관절 X-RAY 찍는 것부터 달랐다.


(서서 찍기)

골반 정면 

45도로 회전해서 양쪽 비교

양발 니은자로 외전해서 양쪽 비교

허리 이하 다리까지 3장면 연속 시리즈 


(누워서 찍기)

한 다리 뻗고 한 다리 외전해 무릎 접기

한 다리 뻗고(발은 내회전) 한 다리 레그폴딩


(결과 설명)

X-RAY상에서 양쪽 고관절 간격(윤활액이 나오는 부분)과 색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왼쪽 고관절이 더 까만색.


고관절 MRI >

MRI 는 촬영하고 결과 듣기까지 2주 걸렸다. 

교수님 진료예약이 어려워, 진료도 8시40분에 봤다.  



(김태영 교수님)

"왼쪽 고관절 부근 대퇴골두 앞 윗부분 인대가 찢어져 구멍이 난 상태에요. 무슨 자세가 있었던 걸까요? 바른 자세와 엉덩이 근육이 상당히 필요한 상태네요. 고관절 외회전과 내회전은 하지 마세요"


(스포츠의학과)  

"교수님께서 대퇴골두충돌증후군과 내전근병에 좋은 운동으로 가이드라인을 주셨습니다. 골반 균형과 근력에 신경쓰라는 거죠"


( MRI 판독 결과)

왼쪽 고관절 관절순 파열 및 낭종



[ 스포츠의학과 동작 분석 ]


(진단)


1. 인바디 측정

2. 흔들리는 기구 위에서 한 다리 뒤로 들고 균형 잡기

-> 100이하 이어야 하는데 왼쪽 다리 10초 동안 유지도 못해 점수도 낮고 많이 흔들렸다

3. 레그 익스텐전 & 플렉션 기구 (대퇴사두근 힘)

4. 앉아서 손으로 눌러 무릎 펴기 (대퇴사두근 힘)

5. 똑바로 누워 고관절 밴드 끼워 외전 근육 힘

6. 발판 위에 무릎 다 펴고 한발 서기 (코어, 중둔근)

7. 벽 옆에 한 발로 서기 -> 눈 감고 서기


(종합 분석) 


왼쪽은 중둔근 약하고 오른쪽은 엉덩이 회전근 약함

왼쪽 무릎은 내전 되고 오른쪽 무릎은 외회전 됨

대퇴사두와 햄스트링 비율 맞추기 : 앞 70 뒤 50

대퇴사두근 왼쪽은 같은 연령 평균 수준, 오른쪽은 90 평균 중 50 정도임.

=> 오른쪽 다리 다친 적이 있었느나며 유추까지 함

햄스트링 키우기 : 같은 연령 50인데 난 30점대

엉덩이근육 강화

코어 균형감 키우기

벽 옆에 한 발로 서서 눈 감고(고관절 속에도 균형감각)


[ 운동 처방 ]

아래 사항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실시



- 웜업 - 


1. 폼롤러 근막 이완

허벅지 4면 모두 풀기 

옆쪽 장경인대를 잘 풀어야 고관절 움직임이 좋아짐




2.스트레칭

햄스트링 3방향: 10초씩 2번


장요근: 마지막에 골반 말기

  * 장요근 스트레칭은 못 찍었어요



- 본운동 -   15회씩 3세트 


레그 익스텐전: 무릎 사이 조이고

옆으로 누워 클렘쉘(밴드)

옆으로 누워 외전 대각선(밴드) 밀기

옆으로 누워 내전근: 내릴 때 5초 동안

엎드려 대각선으로 다리 들어 올리기(밴드)

똑바로 누워 브릿지(밴드)



건대병원을 알기 전보다 통증은 감소 했다. 완전히 소멸하는 그날까지 희망을 잃지 말자. 고관절은 진정 최고로 높은 高관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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