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0) 그림자 풍경

사랑의 참 거리

by 이주형

그림자

- 사랑의 참 거리 -


나를, 그를, 우리를 위한다면
그림자 나를 읽는 모습을 세요


그림자는 일어려 하지 않습니다

간혹 담을 따라 일어서기도 하지만

그건 내 옆자리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발의 속도를 기억하는 그림자는
심장과의 거리를 좁히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길의 끝에서 우리를 기다립니다


발이 가는 곳에 대한 의심 대신

발보다 늘 한 발 앞서 살는 그림자


사랑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믿음의 자세를 알고 싶다면
그림자의 모습을 보세요

위한다면
진정으로 위한다면
그림자를 꼭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