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독립 운동
5월 온도를 색으로 나타내면 녹색이다. 연한 초록색! 사람들은 이를 신록(新綠)이라고 한다. 언제부턴가 5월의 대표 수식어가 된 말, 신록! 하지만 추상적인 느낌 때문인지 이 말이 입에 감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단어를 대신할 말을 만들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연을 볼 때마다 얕은 어휘력에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녹색은 평화, 안전, 중립, 조화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온화하게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초록을 좋아하는 사람은 협력과 밸런스 감각이 뛰어나며, 노력가가 많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분쟁을 원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녹색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종합하면, 녹색은 ‘치유(治癒)의 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를 5월에 대입하면 초록의 계절인 5월은 ‘치유의 계절’이라는 말이 나온다.
(중략)
5월의 온도를 나타내는 색이 녹색이라면,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감사’이다. 기념일 중 중요하지 않은 기념일은 없다.
그런 기념일이 5월에 특히 많이 몰려 있는 이유는 꽃의 화려함에 도취되어 꽃의 슬픔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앞 세대들의 속 깊은 배려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석가탄신일! 기념일의 이름만 들어도 5월의 무게감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초록과 감사로 대표되는 5월. 그 온도는 분명 36.5도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해 주는 5월! 그런데 계절 온도와 인간 사회 온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불신 때문이며, 대표적인 분야는 정치와 교육이다.
정부의 5월은 따뜻할지 몰라도, 5월 학교는 고뿔에 걸려 있다. (중략) 이 나라의 교육은 분명 아직 혹한기에 있다. 그 혹한에 우리 아이들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우리 교육도 빨리 초록초록 해지길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하루빨리 정치 이데올로기의 도구가 되어버린 교육을 정치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 현대 교육은 출발부터가 정치였다. 늘 현대 교육은 집권 정당의 정치 이념을 홍보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정치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단 한 번도 교육은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정치에 예속된 현대 교육은 교육의 순수성을 잃고 괴이하게 변했다. 정치 이념이 덕지덕지 붙은 교육은 사람들까지 괴이하게 바꾸었다. 입시 공화국의 출세 지상주의와 1등 만능주의에 빠진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난 것이 절대 아니다. 그들을 경쟁의 속물로 만든 것은 이 나라 교육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 이 나라가 극도의 혼돈에 빠진 이유이다. 또 우리 아이들이 아픈 이유이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이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우리 아이들을 아프지 않게 하는 방법은 정치로부터 교육을 독립시키는 것뿐이다.
교육 독립운동, 지금 시작해도 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