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수유 철학

그림자 염색하기

by 이주형

산수유 철학

- 그림자 염색하기 -


사랑을 색으로 말한다면

산수유만 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소나무도 색을 버린 세상과

선뜻 말 걸기조차 망설여지는 날에


이야기가 궁할수록

꽃이 풍성해야 한다며

겨울을 달래어 노란 꽃 궁궐을

짓는 산수유


겨울을 거울 속 들여다보듯 산

산수유 시간은 늘 얼음보다 붉다


보내는 마음은 맞이하는 마음보다

언제나 노래야 한다며 그늘마다 붉은

열매로 디딤돌을 놓고 겨울을

배웅하는 산수유


갈수록 봄 이야기가 건조해지는 지금

산수유 꽃 궁궐로 찾아드는

뿌리 마른 이들의 그늘진 그림자에

산수유는 노란 물을 들여

봄의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