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8) 개구리 봄 노트

개구리 나이를 묻다

by 이주형

(시 118) 개구리 봄 노트

- 개구리 나이를 묻다 -


산이 울었다

겨울이 진다고

지친 봄이 또 핀다고


산이 울었다

얼음이 몸을 푼다고

개울이 또 길 아닌 길을 낸다고


산이 울었다

나무가 난산의 진통을 시작했다고

그 소리에 바람이 또 마음을 바꿨다고


산 울음소리에 겨울잠을 깬

3월 개구리도 덩달아 울었다

겨울이 봄을 해부한다고

봄에는 이제 심장이 없다고


개구리가 산보다 더 울었다

봄이 출산의 기억을 거부한다고

번지 잃은 알집이 비어 간다고


10년 넘게 시간을 해부한 개구리가

울음으로 벌이 실종된 길을 찾아

지도를 그렸다


산은 벌이 사라진 곳보다

메아리를 남겼다 때를 잊은 매화가

개구리에게 하얗게 시치미를 뗐다


3월 개구리 소리가

서럽게 낯설다고

산이 시퍼런 울음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