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일기
- 세 종류의 사람 -
최근 몇 달 동안 반복해서 들은 말 중에서 동일 패턴으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그거 되겠어요!"입니다.
이 말에 붙은 어조나 강세, 고저 등을 자세히 옮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 말은 말의 의지를 죄다 꺾어놓습니다.
위의 상황을 고려할 때 아래의 ( ) 안에 들어갈 지문을 아실까요!
( ) "그거 되겠어요!"
저 말을 들으면서 평소 말 습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말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너무도 잘못된 말 습관에 큰 반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처음으로 살리시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경험하였습니다.
"이 선생, 안에 계시능교!"
너무나 반가운 목소리에 업무와 관련한 전화도 바로 끊고 응축된 스프링이 튀어 오르듯 소리 나는 쪽으로 날아갔습니다.
"도통 얼굴도 안 보이시고 해서 내가 안 왔나. 얼굴 좀 보입시더. 마을 사람들이 이 선생 어디 다른 데로 갔나고 걱정이 많습니다."
앉지도 않으시고 제 얼굴 이곳저곳을 살피시는 분은 바로 칠순이 넘으신 마을 할머니이십니다. 그 살피시는 모습은 분명 어머니의 모습이셨습니다. 자리를 권해도 잡은 손 놓지 않으시고 그동안 못 본 아들을 보시듯 그렇게 한동안 서서 안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봄도 오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합니다.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정말 쉽지 않은 걸음을 해주신 어머니 같으신 마을 할머니. 걸음을 하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지, 또 얼마나 많이 주저하셨을지를 생각하니 다잡았던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말대로 산다고 했으니까, 좋은 말을 하면 좋게 될 겁니다. 내가 우리 애 때문에 진짜 힘들었을 때 정성을 다해 기도했는데, 그 기도대로 됩디다. 진심을 다한 기도에는 답이 있습니다. '되겠나?'라고 생각하는데 되는 일이 어디 있습니까, 없습니다. '되리라!'라고 생각하면 꼭 됩니다."
당신께서 살아오신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그 옛날 아픈 배를 어루만져주시던 할머니의 약손으로 등을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그 약손의 효과는 컸습니다. 막혔던 숨길이 조금씩 길을 찾았습니다.
마을 어르신께서 가시고 난 후 한동안 약손으로 지어주신 여운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마음에는 감사의 꽃이 피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감사와 관련한 세 종류의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첫째는 기쁜 일이 있어도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
둘째는 기쁜 일이 있을 때만 감사하는 사람!
셋째는 역경 중에서도 여전히 감사하는 사람!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과 관련한 세 종류의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되겠나?"라고 말하는 사람
둘째는 "되리라!"라고 말하는 사람
셋째는 말에 중심이 없는 사람
학생들의 따뜻한 인사를 받으시며 댁으로 가시는 마을 어르신의 발걸음이 스치는 곳마다 인정 넘치는 봄이 완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