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일기
- 우주 선물의 부활 -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이야기이다.
과연 학교는 학생들에게 이 두 가지 선물을 얼마나 잘 키워주고 있을까?
학교에 들어오기 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활발한 수다쟁이였다.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세상 만물과 소통 했다. 아이들의 말 상대가 아닌 게 없었다. 개미는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돌과도 아이들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부러진 나뭇가지를 보고 아이들은 얼마나 아픈지 물어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의 말문을 연 것은 대상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 사랑은 관심이었으며, 그 관심은 아이들을 대상과 마주하게 했다. 아이들 마음에는 언제나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또 아이들은 보이는 것은 모두 질문을 하였다. 질문이 없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서라도 물어보았다. 어떻게 저렇게 쉬지 않고 물어보는지 놀랄 만큼 아이들은 탁월한 질문가였다. 아이들의 질문은 단순하지 않았다. 그 질문에는 날카로움은 물론 우주가 담겨 있었다. 또 그 질문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 진심에 감동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오면서 더 이상 사물을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 마음에 사랑이 사라지면서 질문하는 입까지 잃어버렸다.
만약 학생이 학교에서 바람과 이야기를 한다면 그 학생은 어떻게 될까?
만약 학생이 수업 시간에 끝도 없이 질문을 한다면 또 그 학생은 어떻게 될까?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모든 일에는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교육 사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철학이 없으면 단순하게 시설을 추가하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환경교육은 학생들에게 지구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능력까지 길러 줍니다."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선생님들께서 "철학"이라는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아이들은 지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구가 아파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왜 아픈지에 대해 질문합니다.
지구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놓치지 않습니다.
아픈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 학생들은 행동합니다."
마지막 말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것이 바로 저의 환경교육 철학입니다."
강의를 마치고 많은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찾아오셨다.
철학이라는 말에 놀랐고, 또 공감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철학에 대해 꼭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여서 새로운 힘과 동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큰 아쉬움이 남았다,
철학을 나누고,
철학을 공유하고,
철학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관계가
왜 학교 밖이어야만 하는지!
죽은 자도 살리신다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 요즘이다.
그 말이 특정 종교가 아니라 교육에서 실현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기도처럼 한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종교도 그렇지 못한데, 하물며 교육계에서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죽은 자를 살릴 생각하지 말고 산 자라도 죽이지 말고 제대로 살려라."
왜 교육계는 이런 말을 들어야 할까.
그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이다.
죽은 자를 살리겠다는 마음이 학교에는 없다.
산 자를 더 잘 살리겠다는 마음이 학교에는 없다.
학교에 없는 것은 마음뿐만 아니라, 철학도, 소통도 아무것도 없다.
물론 예전에는 있었겠지만, 또 있는 학교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부활(復活)의 큰 뜻을 아직 잘 모른다.
그래도 아주 큰 의미와 능력이 있다는 것만큼은 안다.
그 부활이 이 나라 학교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 학생들 마음에 죽은 사랑이 다시 부활하기를
* 학생들 입에서 죽은 질문이 다시 부활하기를
* 학생들 행동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그것을 실천하는 죽은 의지가 다시 부활하기를
*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나라 학교에 죽은 철학이 다시 부활하기를
* 그 철학이 선생님들 마음에 죽은 사랑을 다시 부활시키길
* 그래서 이 나라, 이 학교, 온 가정에 진정으로 행복이 넘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