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별자리
- 소도를 짓다 -
신록의 집을 짓는
느티나무 아래로
의자 하나 들고
이주했다 떡 본 도깨비는
되지 않으려 염치만은
꼭 챙겼다
하루종일 악다구니처럼
달라붙던 땡볕도
느티나무가 지은 그늘 집은
넘지 못했다
느티나무는 잎을 엮어
소도와 같은 우주를 지었다
굳이 용서를 말하지 않아도
굳이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그곳에 들면 모두가
느티나무 별자리가 되었다
오뉴월 일개미를 위해
잎 한 장 피운 적 없으면서,
칠팔월 새들을 위해
가지 하나 내지 못하면서,
구시월 농부들이 기댈
줄기 하나 세우지 못하면서
말만 앞세우는 삶들
말씀에 숨어 사는 삶들
그 위장된 삶을 느티나무
아래에서 모두 고해했다
느티나무가 만든 우주에서
그늘 별자리가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