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큰석류풀 숨결

꽃말을 이루다

by 이주형

큰석류풀 숨결

꽃말을 이루다


입안 가득 고인 시간에

출구를 잃은 숨이

바쁘게 길을 찾습니다


길에 갇힌 창문을

가을을 건너던 나무

열어보려 하지만 길의

고집을 이길 수 없습니다


당황한 나무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할 때 땅의

숨결을 그리며 창문을

두드리는 이가 있습니다


극한의 억지로 결을

지우는 누구와는 달리

그는 뿌리로 함께라는 결을

오래 찾았습니다


그리고 꽃을 피우듯

내 손을 창문 위에 올리고

함께 밀어주었습니다


결을 잃었던 숨이

시간을 막아선 길에

길게 결을 토합니다


석류잎보다 희망의 잎을

닮은 큰석류풀이 숨 막힌

길마다 큰 숨결을 엽니다